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가입자 추산 1400만 명에 이르는 초대형 토종 OTT가 오는 18일 출범한다. 지상파 3사가 쌓아온 콘텐츠 제작 역량과 SK텔레콤 ICT 기술과 마케팅이 시너지를 일으켜 디즈니·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공룡과 경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식 출범에 앞서 16일 서울 중구 정동 1928에서 통합 OTT ‘wavve(웨이브)’ 출범식이 열렸다. 웨이브는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POOQ(푹)’과 SK텔레콤 ‘옥수수’가 통합된 OTT 서비스다.
두 플랫폼이 합쳐지면서 웨이브는 옥수수 가입자 1000만 명과 푹 가입자 400만 명 합쳐 총 1400만 명 규모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지난 7월 기준으로 웨이브 월간 실사용자(MAU)는 476만 명이다. 유료가입자 수는 120만 명 이상으로, 184만 명을 확보한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2위 규모다.
웨이브는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 명, 매출 5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웨이브 법인 30%를 가진 최대 주주로 웨이브를 이끈다. SK텔레콤이 지휘하는 웨이브는 기존 푹이나 옥수수와 다른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OTT 사업자에 대항하고자 자체 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웨이브는 SK텔레콤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900억 원에 더해 기관으로부터 2000억 원을 유치하며 투자에 나설 기반도 마련했다. 이달 KBS에서 방영되는 드라마 ‘녹두전’에 100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투자 규모는 매년 늘려나간다. 지상파 3사가 제공하던 드라마, 예능 등에 더해 많은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단독 콘텐츠는 ‘웨이브 퍼스트런’ 시리즈다. 미국 드라마 ‘매니페스트(MANIFEST)’, ‘사이렌(Siren)’, ‘더 퍼스트(The First)’ 등 세 종이 웨이브에서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이태현 대표는 “초기에는 방송사 실시간 채널을 병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지만, 가입자 수가 늘면 웨이브 자체 오리지널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며 “2000억 원 실탄 탄착점은 지상파 3사 드라마로 시작해 추후에 다양한 제작자, 장르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션 임파서블 등 할리우드 영화와 국내 영화를 포함해 영화 총 1000여 편이 제공된다. 오리지널 콘텐츠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이에 더해 SK텔레콤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e스포츠, 프로야구, 가상현실(VR) 등 실감형 콘텐츠도 서비스된다.
SK텔레콤과 협력은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을 OTT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웨이브는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제휴해 신규가입자에게 가장 저렴한 베이직 상품(월 7900원)을 월 4000으로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요금제에 따라 제로레이팅(데이터 면제)을 지원하거나 결합상품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웨이브 해외 진출 전략은 3단계다. 우선 한국 유료 가입자가 해외에서 웨이브를 이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 조성이다. 다음은 현지 교민 대상으로 서비스하며 현지 경쟁력을 파악한다.
최종 단계는 직접 진출이다. 현지 OTT나 이동통신사, 제작사, 방송사와 제휴하거나 넷플릭스처럼 단독으로 서비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웨이브는 2년 이내에 3단계까지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양승동 KBS 사장, 최승호 MBC 사장, 박정훈 S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 정부와 웨이브 지주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가 해외 시장에 진출해 국내 미디어 시장 파이를 키우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OTT로 더 많은 콘텐츠가 소비되고 투자와 가입자가 늘어나는 콘텐츠 시장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