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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궁지 몰린 한국지엠 노조...미래 원한다면 금속노조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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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25, 2019, 12:09:27

경영난 근본 원인은 GM의 비용 떠넘기기..여론은 ‘노조 탓’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로 부정여론 굳어져..투쟁전략 수정 시급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오랜만에 찾은 한국지엠 부평 본사. 24일 이곳에서 열린 한국지엠 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의 기자회견에서 예상치 못한 욕설을 듣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국민적 지지를 얻기 위해 임금동결 및 금속노조 탈퇴를 고려할 수 없나”라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한 집행부 간부가 험한 말을 내뱉었죠.

 

이에 대한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지만 노조에 대한 개인적인 악감정은 없습니다. 노조 입장에서는 상당히 예민하고 거북한 질문이었을 테니까요. 다만 이에 대한 대답이 참 아쉬웠습니다. 당시 임한택 지부장은 “경영난 탓에 임금을 올리지 못한다면서 경영진은 1700만원의 성과급을 가져갔는데 왜 우리만 양보하고 희생해야 하나”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가뜩이나 노조에 대한 여론이 차갑게 식은 상황에서 이 같은 대답은 그리 현명하지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파업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일반 대중들은 “연봉 1억원의 귀족노조가 회사가 어려운데도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노조가 작년에 임금 동결과 복리후생 축소 등을 통해 고통분담에 나선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동안 노조가 얼마나 양보하고 희생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부분 파업과 성과급 지급 요구, 자사 모델의 불매운동 등으로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만 가득합니다.

 

정말 임금 인상보다 부평 2공장 등 각 공장의 장기적인 발전전망이 더 중요하다면, 투쟁 전략부터 바꿔야 합니다. 임금 동결을 받아들이면서 부평 2공장의 신차 배정을 요구했다면 분명 진정성 있게 들렸을 겁니다. 노조는 분통이 터지겠지만, 일반 대중들은 신차 배정 요구를 성과급 지급 요구의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까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회사의 미래를 담보하고 싶다면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GM의 경영을 잘 감시하려면 여론부터 노조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현 상황에선 노조가 하는 말을 아무도 듣지 않습니다. 심지어 이동걸 산업은행장도 “연봉 1억원인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는 언행을 내뱉기도 했죠.

 

 

사실, 한국지엠의 심각한 경영난은 노조의 잘못 보다는 회사의 책임이 훨씬 더 큽니다. GM 본사는 그간 차입금에 대한 막대한 고금리 이자를 한국지엠으로부터 챙겨왔고, 쉐보레가 유럽과 러시아에서 철수할 때 소요된 5000억원도 뜬금없이 한국지엠이 부담했죠.

 

여기에다 GM 본사는 비용분담 협정을 통해 과도한 신차개발 비용을 한국지엠에 떠넘겼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은 지난 15년간(2018년 기준) R&D 비용으로 무려 7조 2000억원을 썼습니다. 이는 매출 규모가 3배 이상 되는 기아차 수준이지만, 정작 한국지엠이 직접 생산하는 모델은 별로 없죠. 생산 차종이라고 해봐야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정도인데 이마저도 후속 생산 계획이 전혀 없는 상황입니다.

 

이 뿐인가요. GM 본사는 세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이전가격을 조작해 한국지엠의 매출액을 의도적으로 낮췄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지엠의 수출물량이 늘더라도 대당 매출액은 제자리였죠. 또 한국지엠은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최대 694억원에 달하는 업무지원 비용을 본사에 냈습니다.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더 있습니다. 부평 1공장은 2020년부터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창원공장은 2022년부터 신형 CUV를 만듭니다. 공교롭게도 2020년엔 총선이, 2022년엔 대선이 기다리고 있죠. GM이 선거철에 맞춰 신차를 볼모로 또 다시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한국지엠은 구조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회사이지만, 모든 화살은 노조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오히려 여론은 “노조리스크가 큰 한국에서 GM이 사업을 영위할 이유가 없다”며 GM 편을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조에게 억울한 부분이 분명 있을 테지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요.

 

그래서 한국지엠 노조로부터 쌍욕을 먹을 각오하고, 금속노조 탈퇴를 제안합니다. 이미 금속노조 탈퇴 후 모범적인 노사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쌍용차처럼 말입니다. 노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주면 긍정여론이 늘게 될 것이고, 그럼 GM 본사도 바짝 긴장하게 될 겁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지엠이 만성적자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에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를 위해선 경영에 대한 노조의 ‘건강한’ 견제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고, GM이 철수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노조 손에 달려있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기업밸류업 ‘스튜어드십코드’에 반영…‘코리아밸류업지수’ 3분기중 개발

기업밸류업 ‘스튜어드십코드’에 반영…‘코리아밸류업지수’ 3분기중 개발

2024.03.14 17:12:24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정부 주도의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에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기관투자자 행동지침 이른바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에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핵심내용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것입니다. 금융위원회는 14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기업밸류업 지원방안 관련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으로 기관투자자가 타인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7가지 원칙을 말합니다. 2017년 도입돼 현재 4대연기금과 125개 운용사 포함, 2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는 세부원칙을 모두 지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일부 원칙을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그 사유와 대안을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관련내용은 스튜어드십 코드 7개원칙 중 '기관투자자는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해 투자자산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대상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3원칙에 반영됩니다. 개정 가이드라인은 '투자대상회사가 회사가치를 중장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시행(현황진단→계획수립→이행·평가)하면서 시장·주주와 충실히 소통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한국ESG기준원이 기업밸류업 지원방안 핵심가치를 반영하기 위해 2017년 도입된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처음으로 개정한다"며 "이를 통해 기관투자자가 투자대상회사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기업가치를 보다 면밀히 평가·투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투자자가 제대로 평가해 투자결정이나 주주권행사에 반영할 때 상장기업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강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금융위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개발중인 '코리아밸류업지수'와 관련해 다양한 해외사례를 검토하고 여러 종목선정기준안에 대해 성과 시뮬레이션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월말 금융위는 기업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코리아밸류업지수는 기업가치 우수기업을 중심으로 하되, 계량·비계량 항목을 종합평가해 기업가치 제고가 기대되는 기업도 편입한다는 원칙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지수편입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기존 주요지수와 차별화 방법, 구성종목 선정에 활용하는 지표의 적절성, 연기금의 적극적 활용 유도 등 주요이슈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연기금·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3분기까지 지수 개발을 마무리하고 4분기에는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장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코리아밸류업지수가 기관투자자로부터 실제로 많이 활용될 수 있도록 개발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할 것"이라며 "특히 연기금 등이 벤치마크로 사용하기 어려운 부정적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지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연기금·운용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과 세제지원방안 발표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기업이 참고하도록 밸류업 관련 공시 원칙·내용·방법을 담은 종합 가이드라인 확정 시기를 오는 6월중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달 7일 학계·투자자·기업을 대표하는 전문가로 구성된 '밸류업자문단'이 발족돼 가이드라인 제정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시장의 기대가 큰 만큼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발표·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세제지원방안도 정부에서 적극 검토중이며 준비되는대로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연기금(국민연금공단·공무원연금공단·우정사업본부), 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 등 기관투자자 10개사, 한국거래소, 금융감독원, 한국ESG기준원, 자본시장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가 참석했습니다. 공무원연금공단 박현상 주식운용팀장은 간담회에서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의 근본목적은 한국 자본시장과 상장기업 체질개선이므로 장기·단기로 구분된 정책어젠다가 필요하다"며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관투자자로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밸류업자문단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 김두남 상무는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과 코리아밸류업지수 개발과 함께 기업이 적극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발굴·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왕겸 센터장은 "일본사례를 보면 기업밸류업 프로그램은 장기적 시계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할 과제"라며 "코리아밸류업지수 역시 단기·가시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실장은 "일본 사례를 보면 과거 아베노믹스부터 최근 동경증권거래소 밸류업 노력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GPIF(일본공적연금) 등 일본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참여와 외국인자금 유입이 주가지수 상승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역할과 참여를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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