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사태 재발 막는다”…은행권, 직원 평가지표 대폭 손질

수익성 위주로 과도하게 맞춰진 지표 소비자보호 중심으로 개편
사진 | 연합뉴스

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대규모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손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DLF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핵심성과지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개선에 나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DLF의 주요 판매 창구였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번 사태와 관련, 피해 고객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고객 보호 방안을 내놓았다. 기존 평가가 금융상품 판매실적·대출 확대 등 수익성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소비자보호 비중을 늘린다.

KPI는 은행 직원들의 성과를 책정하기 위해 만든 채점표로 은행 영업 목표 등에 따라 비중과 배점이 바뀐다. 은행원으로선 KPI에 따라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기 때문에 이에 맞춰 성과가 높은 상품을 고객에게 권유하거나 판매하는 관행이 많았다.

DLF 사태 직후 금융업계에서는 고객 수익률이 PB 실적에 적게 반영되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성과평가 구조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실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일선 지점 PB들의 KPI 구성 항목 중 고객 수익률은 2%, 5%에 각각 그쳤다.

금융감독원도 은행권에 KPI 개편을 주문하고 나섰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3일 주요 은행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DLS 손실 사태가 다시 발생해선 안 된다”며 “최근 고위험 파생결합상품 손실사례와 관련해 성과지표 체계, 내부 통제시스템 등을 개선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은행은 평가제도(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서비스 만족도, 고객 수익률 개선도 등 고객 중심의 평가지표로 바꾼다. 고객에게 도움이 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고객관점에서 고객케어에 집중하는 조직도 신설한다.

고객별로 투자상품 전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상품 수익률이 위험구간에 진입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시스템과 고객이 전문가와의 직접상담을 통해 투자포트폴리오를 관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객 위험 관리를 위한 2~3중 방어 체계도 준비 중이다. 여신에서 부실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다중의 관리체계를 가지는 것처럼 WM분야에서도 고객의 투자 위험관리 체계를 도입한다.

하나은행은 고객 자산관리에 대한 정책과 제도, 프로세스를 성과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다. 소비자보호를 위해 본점 내 ‘손님 투자 분석센터’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PB 등 직원과의 대면을 통한 투자성향 분석에 추가해 본점의 승인단계를 거치게 함으로써 객관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고객의 자산이 고위험상품에 집중되는 현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예금자산 대비 고위험 투자 상품의 투자한도를 설정키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KPI에서 고객수익률을 포함한 고객관리 비중을 2배 이상으로 상향조정한다.

KB국민은행도 내년부터 적용하는 KPI에 고객수익률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보완 중이다. 수익성보다 고객수익률 중심으로 영업점 평가체계를 개선한다. 또 투자상품 판매 전 검토를 위해 심의 단계를 3단계에서 4단계로 확대하고, 투자상품 실무 전문가로 구성된 사전협의체를 신설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위험 상품보다 위험이 크지 않은 상품판매를 확대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 고객 수익률 평가지표 비중을 확대했다. 금융자산 3억원 이상 고객을 상대하는 PWM센터는 기존 10%에서 16%로,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프리빌리지(PVG)센터는 10%에서 30%로 높였다. 현재 PWM센터는 25곳, PVG센터는 2곳이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행 평가제도 체계는 고객의 수익률이 아니라 은행의 이익이 중심이다. 리딩뱅크 경쟁 심화로 은행이 이익이 적은 상품을 덜 팔게 되면서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의 투자 수익률과 자산이 증가함으로써 은행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품과 평가체계 개선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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