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정보통신 기업에 가려져 있던 아시아 회사들이 ‘슈퍼앱(Super-App)’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의 앱에서 모바일 결제, 모빌리티, 전자 상거래, 금융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하며 자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동남아시아에서는 그랩(Grab)과 고젝(Gojek) 등이 경합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야후재팬이 합병한다는 소식에 또 다른 슈퍼앱 탄생이 예고됐습니다. 어떤 기업이 아시아 슈퍼앱 주도권을 가져갈지 주목됩니다.
지난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 모회사 Z홀딩스가 합병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Z홀딩스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소프트뱅크 측이 네이버에 먼저 손을 내밀면서 타진됐다고 하는데요.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 성공작 중 하나인 중국 알리바바 ‘알리페이’와 같은 슈퍼앱을 라인에서 구현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있습니다.
알리페이는 텐센트의 위챗(WeChat)과 함께 중국 슈퍼앱 시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간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달리 위챗은 매시징앱입니다. 두 앱은 기반은 다르지만 각각 알리바바, 텐센트가 운영하는 게임, 간편 결제, 전자상거래 등을 앱 하나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에는 차량이나 자전거 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한 그랩과 고젝이 경쟁 중입니다. 지난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우버와 유사한 승차공유 서비스로 덩치를 키웠습니다.
특히 그랩은 동남아 교통 상황에 맞춘 모빌리티 서비스인 자전거, 삼륜차, 카풀 등을 총 8개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간편결제 서비스 그랩 페이를 출시해 이를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고젝은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승차공유 서비스로 시작해 퀵 서비스, 음식 배달, 마사지, 자동차 정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다른 슈퍼앱과 마찬가지로 간편 결제 서비스 고페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 슈퍼앱을 운영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초기에 메시징앱이나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용자 트래픽을 대거 확보한 뒤 이를 새로 출시한 서비스로 전이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앱을 별도로 설치할 필요가 없고 인터페이스가 통일되기 때문에 사용자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후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로 기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핀테크 등 개인 맞춤형 사업으로 영역을 키우게 됩니다.
슈퍼앱같은 모바일 인터넷 모델이 아시아 지역에서 꽃피우는 배경에는 풍부한 인적 인프라가 있습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전체 인구 45%인 19억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세계 상위 5개국 안에 들어갈 정도로 인터넷이 보편적입니다. 이에 더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모바일 산업이 GDP에 기여하는 비율은 5.3%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 60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슈퍼앱 전략으로 큰 성공을 이루면서 이를 벤치마킹 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국내 타다나 우버 등이 기존 사업자와 마찰을 빚은 것처럼 사업 확장과정에서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