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전기차 운전자라면 고속도로 충전소에서 줄을 서 본 경험이 있을 텐데요. 내년엔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초고속 충전소가 구축돼 편의성이 크게 좋아집니다. 특히 이 충전소는 수소전기차 ‘넥쏘’도 함께 충전할 수 있어 국내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한국도로공사는 20일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에서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과 문기봉 한국도로공사 기획본부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번 협약은 충전 인프라를 확대해 친환경차 보급을 가속화하기 위한 차원인데요. 충전 시간이기존보다 10분 이상 단축돼 전기차의 이용 편의성이 높아지게 됐다는 평가입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차 상품본부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친환경차 인프라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친환경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대기환경 개선은 물론, 미래 전동화 시대에 맞춰 고속도로 충전 인프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협약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2020년 말까지 전국 12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350kW급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고속도로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가 국내에 구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에는 충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커넥티드 서비스와 충전기 연결과 동시에 인증 및 결제가 이루어지는 플러그 앤 차지 서비스 등이 지원됩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충전기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낮은 충전 속도, 길고 지루한 대기시간, 복잡한 인증 및 결제 과정 등이 개선된 것이 특징입니다.
초고속 충전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80% 충전까지 20분이 소요됩니다. 기존엔 30분 이상 걸렸던 만큼 10분 이상 단축하게 된 건데요. 수소전기차의 경우 넥쏘를 기준으로 완전 충전까지 5분이 소요됩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의 구축과 운영, 수소충전 설비 설치를 맡게됐는데요. 한국도로공사는 충전소 부지 제공 및 수소충전소 구축·운영을 담당할 예정입니다.
국가 표준인 콤보1 방식의 충전 표준을 채택한 차량이라면 고속도로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쓸 수 있는데요. 서비스가 현대·기아차에만 한정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미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는 자체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 차저’를 주요 판매 국가에 구축하고 있는데요. 전기차 선진 시장인 유럽에서는 폭스바겐 그룹, 벤츠, BMW 등 완성체 업체들이 연합해 설립한 합작사 ‘아이오니티’가 유럽 대륙 주요 고속도로에 400개소의 급속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9월 아이오니티에 전략 투자하면서 유럽 내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확보한 바 있습니다. 이어 국내에서도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구축 사업을 추진해 글로벌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은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보여준 사례”라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