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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의 디지로그DigiLog] 21세기 어른이 쇼핑몰에서 만난 축음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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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rch 07, 2020, 06:03:00

ON과 OFF의 중간쯤, 잡음Noise을 만날 자유

 

이탈리아계 자동차 회사인 마세라티Maserati에서는 사운드 디자이너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 차량내 오디오와 스피커를 담당하는 디자이너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엔진소리와 배기음 및 기타 잡음을 담당하는 사람이더군요.

 

특히 전기차의 경우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각종 엔진음을 작곡(?)해서 넣는다고 하네요. 과거에는 잡음Noise라고 부르며 어떻게든 없애려 했던 소리를 오히려 만들어서 사용하는 시대입니다.

 

“오래 전에 멀리 떨어진 은하계에서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가 아니라, 그렇게 멀지 않은 과거에는 TV나 세탁기, 또는 자동차 같은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말썽을 부리면 “(기계를) 세게 두드려봐! 한 대 쳐봐!” 같은 말을 쉽게 했습니다.

 

잡음이 심한 휴대용 오디오나 라디오를 칵테일 쉐이커처럼 흔든다거나, 무지개색 주사선이 화면 속에 움직이는 TV나 컴퓨터 모니터의 윗면을 손바닥으로 두드린다거나, 엔진에서 괴이한 소리를 내뿜는 자동차를 발로 툭툭 차다보면 놀랍게도 다시 작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마치 고집스러운 5살 꼬마아이처럼 말을 안 듣는 기계들이 의외로 많았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 기계를 대하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기계의 겉면을 두드리며 호소하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

 

“이봐! 오늘은 뭐가 문제야?! 제발 작동해 달라고!” 쾅쾅쾅!

 

지금 저렇게 기계를 두드리면 어머니가 여러분의 등짝을 스매싱할 지 모릅니다. 다시 작동할 가능성이 10% 도 안 되죠. 이유는 과거의 기계들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작동을 했고, 현재의 기계들은 대부분 디지털에 의해 제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 하아~ 정말 무슨 신석기 시대에 고대사를 설명하는 기분이 드네요. —

 

 

어쨌건 음악을 바이닐로 들으면 꼭 잡음이 섞여서 나옵니다. ‘지지직 지익 지직 지지지직’ 같은 소리인데 축음기의 바늘이 바이닐의 홈을 지나면서 생기는 마찰음입니다. 본래는 음악만 나와야하지만 홈 사이에 먼지가 끼면 원래의 음이 아닌 잡음이 생기는 거죠.

 

요즘 기기는 이런 잡음을 소프르웨어적으로 제거해서 깨끗한 소리만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또 입력은 아날로그로 되었지만 출력이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통해 재생되면 역시 디지털화 되면서 소리가 변환되기도 합니다.

 

디지털의 장점은 100번, 1000번, 10000번, 수 십 만 번을 재생해도 동일한 음색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값이 유지되지 않으면 파일이 깨졌다는 의미이며 재생 차체가 안 되는 것이 정상이죠.

 

하지만 아날로그는 바이닐 자체가 휘거나, 홈 자체가 무뎌지거나, 축음기 모터가 느려지거나, 음악을 나오게 하는 바늘이 닳거나 하는 여러가지 물리적인 변수에 의해 100번을 들으면 100번 다 다른 음악을 연주하게 됩니다. — 물론 이론적으로 이렇지만 그걸 우리가 구분하기는 힘듭니다. — 심지어는 날씨에 따라서도 다르게 들리니 어떻게 보면 기기 자체가 제멋대로 연주를 하고 있는 셈이죠. 게다가 아날로그인 축음기는 ‘음악을 듣지만 듣지않는 상태’를 종종 연출하기도 합니다.

 

 

‘음악을 듣지만 듣지 않는 상태’란 이런 겁니다. 기계의 기분에 따라서 — 제 기분이 아닙니다! — 음악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바이닐이 공회전을 하면서 잡음Noise만 나오기도 하고, 아예 음악을 건너뛰기도 하고, 모든 음악이 끝나면 ‘푹 푹 푹 취악 푹' 같은 소리를 내며 반복 잡음을 냅니다. 뭐랄까 음악을 재생했지만 제가 기대했던 음악을 듣지도 그렇다고 안듣지도 않는 묘한 상황이 드물지만 발생하게 되는 거죠.

 

디지털이면 경고음과 함께 에러Error 메시지가 뜨겠지만, 아날로그의 경우는 뭐 그러려니 하면서 넘어갑니다. 레코드판을 청소하거나, 레코드 바늘을 제자리에 놓거나, 전원을 껐다 켜거나, 축음기를 몇 번 두드리면 제대로 나오니까요.

 

‘전원을 켜지도 않았지만 완전히 끄지도 않은 상태’는 어떤 상태일까요? 요즘 세상에서는 상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즉 “ON과 OFF의 중간 상태가 디지털에서는 존재하기 힘듭니다. 0 아니면 1, 중간이 없죠.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에게는 ‘음악을 듣거나 듣지 않거나’, ‘음악파일을 실행하거나 실행하지 않거나’와 같은 두 가지 ‘경우의 수’ 밖에 없습니다. 음악을 듣지만 듣지 않는 상태가 존재하긴 힘들죠.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잡음을 모두 제거했지만 이젠 다시 아날로그의 잡음을 디지털로 만들어서 소비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아날로그로 소비하는 편이 더 나을테고, 아마 그런 이유로 잡음을 듣는 자유를 누리고자 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쓰는데 도움이 된, 읽고 재미있었던 글과 기사들

BMW and Hans Zimmer Want You to Feel More Emotions in Your EV

from. The News Wheel https://thenewswheel.com/bmw-and-hans-zimmer-electric-vehicle-sounds/

 

Analog vs. Digital

from. SparkFun https://learn.sparkfun.com/tutorials/analog-vs-digital/all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김영욱 기자 leo_kim@inthenews.co.kr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2024.03.28 10:39:42

부산 =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 “그냥 지역신문 이런 거 아닙니다”, “암튼 언론 걱정은 하지 마세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인터넷신문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에서 청탁성 기사로 의심되는 기사가 대거 게재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사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28일 인더뉴스가 입수한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에는 다소 과격해 보이는 대화내용이 이어집니다. 이 단톡방은 내달 입주가 예정돼 있는 부산 일광의 신축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타운하우스의 입주 예정자인 A씨는 거침 없는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는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민원을 넣어주세요. 알아야 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이라며 민원을 사주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라며 "언론 들어가면 그 때부터는 이판 사판"이라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언론공세를 퍼붓겠다는 계획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기장에서 싸움나면 우리 안 집니다."라며 "실수하면 우리가 질 수도(있는데)... 현장에 농성텐트를 칩시다"라며 입주 예정자들을 상대로 선동을 하는 듯한 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씨가 공언한 것이 실제로 현실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단톡방에서 시작된 때는 이달 초. 불과 10여일 뒤인 12일에 처음으로 <“입주가 코앞인데”...부산 기장 아파트 입주민, 시공하자에 ‘분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에는 단톡방에서 이야기된 대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이어 3일 뒤인 15일에는 또 다시 같은 매체에서 <“2년을 기다렸는데”...부산 기장 한 아파트, 입주의 꿈이 지옥 현실로>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입주예정자들이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이 기사에 담겼습니다. A씨가 단톡방에서 단언한 대로 ‘언론 플레이’는 계속됐습니다. 22일에는 <“안전한 환경 조성해달라” 부산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고, 급기야 27일에는 [단독]이라는 머릿글을 달아서 <한수원 직원이 1100억대 시행사 부사장?...겸직 신고 ‘유명무실’>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끝으로 이른 바 ‘융단 폭격’이 완성됐습니다. 이와 관련,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아야 할 집에 대한 이미지나 가치가 떨어질 게 뻔해 보이기 때문. 한 입주 예정자는 “일부 분양자들의 민원과 시위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원치 않는 내용들로 인해 저희 집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불안하다”며 “예정대로 입주를 희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가 쏟아내고 있는 기사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속 이런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입주할 마음이 있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시행사나, 시공사는 물론 이미 계약을 한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에게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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