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부, 노후레미콘차 매연저감 방안 ‘오락가락’…DPF 대안 외면

환경부 “DPF 안 달면 수도권 현장 진입불가”..매연저감 효과는 ‘미미’
수소발생장치 도입 미루면서 제작사 유착의혹 제기..국토부와도 엇박자
한 시멘트공장에 콘크리트믹서트럭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콘크리트믹서트럭 등 노후된 건설기계의 매연저감 방안을 놓고 잡음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성능이 떨어지는 DPF(배기가스 후처리장치)만 고집하면서 제작사와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데요. 수소발생장치(전처리장치) 등 다양한 기술을 수용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실효성 있는 매연저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되는 100억 원 이상인 관급공사에 노후건설기계(2005년 이전)의 진입이 금지됩니다. DPF를 장착하지 않은 덤프트럭과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 펌프(도로용 3종)가 대상입니다.

이 같은 정부 정책에 대해 건설업종 종사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DPF는 차량의 출력과 연비를 떨어뜨려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는데, 매연저감 효과도 없다는 주장입니다. DPF가 건설기계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매연저감장치에도 환경인증과 부착지원금을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노총 용인지부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의 이은동 실장은 “정부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기가스 저감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매연 후처리방식인 DPF에 대한 인증절차만 만들었다”며 “레미콘차에서 효과적이지 않은 DPF만 고집하는 것은 제작사와의 유착관계를 증명하는 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DPF는 디젤 미립자 필터(Diesel Particulate Filter)의 약자인데요. 경유차의 매연을 필터로 포집한 뒤 500도가 넘는 고온에서 태워버리는 방식입니다. 배기가스의 온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고속주행 시 정상 작동하는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고장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가 된 대형 레미콘차의 경우 자동차안전기준에 따라 최고 90km/h의 속도밖에 내지 못합니다. 또 레미콘차는 주행환경이 아닌 정지상태에서 엔진의 힘으로 콘크리트를 섞게 되는데요. 다시 말해 레미콘차와 DPF의 궁합이 맞지않다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총연합 측은 DPF의 대안으로 선처리장치인 ‘수소발생장치’를 허용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수소발생장치에 대한 적용 여부를 놓고 환경부가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수소발생장치의 안전성과 매연저감 성능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도 적용을 미루면서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사진 | 현대자동차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6일 오전, 삼표레미콘 성수공장 후문에서 DPF 장착 차량의 과도한 매연을 확인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국회둔치주차장에서 수소발생장치를 장착한 차량 2대를 놓고 매연을 측정했는데, 모두 ‘정상’이 나왔습니다. 이날 현장에는 환경부 교통환경과, 자동차환경협회, 전국레미콘운송총협회 등 이해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이날 현장점검 이후 환경부는 수소발생장치와 DPF를 동시에 부착하는 이른바 ‘1+1’ 방안을 추진했는데요. 환경부는 자동차환경협회 회의실에서 자문위원회의를 소집해 수소발생장치에 대한 설명회까지 가졌지만 돌연 ‘수용불가’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DPF업체의 반발로 환경부가 말을 뒤집었다는 게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의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교통환경과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은 민원에 휘둘려선 안 되고, 법과 규정 안에서 여러 검증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수소발생장치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딱 자른 것이 아니라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존 DPF업체 등과 협의하는 단계”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이어 “매연이 많은 레미콘 차들은 대부분 생산된 지 15년 이상 지난 노후차종이라 DPF 보다 차량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DPF업체와의 유착 의혹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특히 레미콘차에 대한 수소발생장치 적용 여부를 놓고 환경부와 국토교통부가 엇박자를 내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국토부는 지난해 7월, 건설기계 검사대행자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을 통해 원에너지의 수소발생장치를 검사했는데요. 수소발생장치의 안전성과 배출가스 저감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검사결과가 환경부에 전달됐지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콘크리트믹서트럭이 시멘트공장을 드나들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당시 검사결과에 따르면 수소발생장치는 연식이 오래된 기계식 플런저(Plunger) 엔진에서 확실한 성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부는 국토부의 검사결과는 ‘의견’일 뿐, 최종 결정은 스스로 내린다는 입장입니다.

이은동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 실장은 “원에너지가 개발한 수소발생장치는 국토교통부의 안전승인을 받은 검증된 장치이며, 환경부도 DPF가 건설기계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며 “DPF만 부착하면 매연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운행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는 건 대기환경보전법의 취지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도 비슷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DPF’라는 수단을 ‘대기환경 개선’이라는 목적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데요. 차량의 특성에 따라 배출가스 처리방법을 달리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주요 메시지입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소발생장치 등 선처리 방식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고 신규 인증절차도 까다롭다”며 “기존 DPF 업체와의 유착 의혹이 나오지 않으려면 새로운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자유롭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차량의 배기량과 용도, 엔진 특성 등에 따라 배기가스처리 방식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DPF는 연비와 출력저하 현상이 심한 데다 레미콘차의 주행환경에도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이어 “다양한 배출가스 처리방식을 도입한 뒤 사후관리 및 검사 기준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며 “연식에 맞춰 일괄 적용되는 배출가스 등급과 조기폐차 지원정책도 각 차량별 실제 배기가스 배출량에 따라 유연하게 달라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는 오는 16일 DPF업체들과 만나 수소발생장치 적용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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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육군 수송병과 출신이 몇 자 남겨봅니다!
확실한 것은 dpf는 저속주행이 반복되면 재생모드 진입이 어렵고 수트만 쌓이게 될 것이며 이는 또한 엔진에 무리를 주어 더 많은 매연발생을 초래할 것입니다! 레미콘 특성 상 공회전이 많고 고속주행이 어려운 점을 생각한다면 무조건적인 dpf장착 방안보다는 새로운 방안의 적용을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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