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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서울시 클린수주 사업장’, 왜 반포3주구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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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June 29, 2020, 06:06:00

SNS로 경쟁사 비방 등 “말만 클린”
홍보 기회 턱없이 부족..보완 필요

 

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지난 2월 서울시는 재건축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서초구 ‘반포3주구’와 ‘신반포21차’를 ‘서울시 클린수주 시범 사업장’으로 지정했습니다. 사업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사들의 불공정 행위를 상시 단속해 근절하자는 취지였죠.

 

그러나 클린수주 사업장은 기대만큼의 역할을 못했습니다. 지난 5월 반포3주구에서 건설사가 조합원을 개별적으로 만나거나 SNS로 상대 회사를 비방했다는 등 언론보도가 쏟아지면서 빈틈투성이에 “말만 클린할 뿐 진흙탕 싸움”이라는 지적이 나왔지요.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시 이곳에서 건설사들의 불법홍보가 난무했던 건 합법적으로 홍보할 기회가 애초에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반포3주구는 ‘홍보기간’을 다른 사업지보다 비교적 적은 ‘10일’만 운영하도록 조합이 결정했던 게 단초를 제공했습니다.

 

현행법상 건설사들은 홍보기간에만 “우리에게 시공을 맡기면 언제까지 어떻게 아파트를 짓겠다”고 알리고 조합원의 표를 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외에 홍보하다가 3회 이상 서울시에 적발되면 입찰 무효 처분도 받을 수 있죠.

 

그러나 10일은 현실적으로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에게 사업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건설사들은 말합니다. 지방 거주 등 사유로 서울에 위치한 홍보관에 방문하기 어려운 조합원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 기간 외 홍보를 전부 불법으로 규정하고 단속하면 외려 조합원의 정보접근성을 떨어뜨리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게 일부 건설사들의 주장입니다. 정보가 제한될수록 브랜드가 잘 알려진 건설사가 수주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컴퓨터도 살 때 며칠은 고민하는데, 수십억원의 내 아파트를 누가 지어야 가치가 보장될 지 열흘 만에 알 수 있을까요? 브랜드, 설계, 대출조건, 특화요소 등 내용이 복잡하고 어려워 잘 안 따져보고 투표한 조합원도 있을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조합원의 선호에 따라 수천억원의 사업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 건설사들 입장에선 시의 경고를 감수하더라도 불법홍보를 하는 이유일겁니다.

 

이런 업계의 입장을 아는 공무원들도 난처하긴 마찬가집니다. 시민들이 증거와 함께 불법홍보를 여러 회 신고해도 원칙대로 대응하긴 쉽지 않습니다. 이 같은 제도의 허점을 아는 만큼 업계로부터 어떤 원성을 들을지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결국 서울시 클린수주 사업장은 첫 출발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앞으로도 클린사업장이 도입될 때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이 제도는 실효성을 의심받게 될 겁니다. 관계당국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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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 기자 silentrock@inthenews.co.kr


한은, 기준금리 10연속 동결…이창용 총재 “하반기 금리인하 어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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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2 12:54:13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올해 세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기준금리(연 3.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연 3.50%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조정없이 10연속 동결됐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며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습니다.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과 3월 두달 연속 3.1%를 기록했습니다. 올 1월 2.8%로 떨어지며 2%대 진입했다가 농산물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다시 반등한 것입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이나 국제유가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 관련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가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만큼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에 대해선 "소비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IT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돼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 통화정책,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1월말부터 기준금리가 연 3.50%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전환 시기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농산물 물가상승에 대해선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며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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