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LG유플러스가 CJ헬로가 운영하던 알뜰폰 사업을 인수 후에도 유지하겠다고 주장하자 SK텔레콤이 “정부는 CJ헬로 알뜰폰을 LG유플러스가 인수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바람직한 유료방송 생태계 조성방향’ 정책 세미나에서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 실장과 강학주 LG유플러스 CR정책담당 상무가 알뜰폰 사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세미나는 이동통신사들이 케이블 방송사 인수합병에 나서며 간과하기 쉬운 방송 공정성과 특수성을 지킬 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렸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 방송사 인수는 방송통신환경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CJ헬로 알뜰폰 사업을 활성화해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상헌 실장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업계 상징인 CJ헬로를 인수해 그 존재와 기능을 소멸시킬 수 있다”며 “시장을 활성화한다는 주장은 사안 본질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가 독행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통신 3사와 독립해 자체 알뜰폰 사업을 영위하며 독점 저지선을 만드는 주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6년 CJ헬로 알뜰폰 부문 지위와 기능을 독행기업 개념에 포함했다.
이상헌 실장은 “당시 LG유플러스도 CJ헬로가 독행기업이라는 이유로 SK텔레콤에 인수되는 것을 반대했다”며 “지금까지 CJ헬로 역할과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며 정부 알뜰폰 지원 육성 정책도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인수하도록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강학주 상무는 “CJ헬로 시장 점유율과 매출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독행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독행기업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는 매출과 점유율 등 시장 지위인데 CJ헬로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3년 약 24%에서 지난해 10% 미만으로 추정된다.
매출액 증가율 역시 지난 2015년 27%를 상회하다 이듬해부터 감소해 지난해 역성장했다는 점을 들어 CJ헬로가 독행기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공정위가 2016년 CJ헬로를 독행기업으로 판단한 이유는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과 합병을 전제로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K텔레콤은 점유율이 아니라 주요한 알뜰폰 사업자가 소멸된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상헌 실장은 “CJ헬로는 알뜰폰 업체의 맏형 역할을 하던 업체인데 자회사로 편입되면 모회사를 자극할 수 있겠는가”라며 “지속적인 정부 육성 대상으로 남아야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합병에서 발생하는 시장 경쟁제한성을 은폐하려고 하며 KT는 자가 알뜰폰 사업자를 뺏길까 두려워 트집잡고 있다”며 “경쟁사들 행태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이수자천(以手遮天)의 태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