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난 1년 동안 국내 50대 부자들의 재산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의 경우 ‘10억달러대 자산가(billionaire)’가 역대 최고치인 48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40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환율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작년 슈퍼호황 이후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침체기를 걸으면서 삼성과 SK 오너일가의 지분 가치가 줄어 들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2019년 한국의 50대 부자(2019 Korea's 50 Richest People)’ 명단을 발표했다. 국내에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재산 168억달러(약 19조 8500억원)으로 1위를 지켰다.
앞서 이건희 회장은 작년 206억달러를 기록했는데, 1년 동안 1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억달러 이상 재산을 보유해 ‘최고 갑부’임을 증명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년 사이 재산이 32.7%가량 감소했지만, 재산 74억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서 회장에 이은 3위는 김정주 NXC 대표(63억달러)가 차지했다.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은 베트남 나이키 운동화 실적 호조로 재산 32억달러를 기록해 7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반대로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산 순위는 하락했다. 부회장은 재산 61억달러(4위)를 기록했다. 최태원 SK회장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재산 28억달러를 기록, 7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서경덕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재산 가치가 반토막 났다. 작년 76억달러(4위)에서 올해 35억달러(6위)로 떨어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재산 43억달러(5위)를 차지했으며,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6억 7000만달러로 11위를 기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7억 5000만달러로 17위를 차지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8억 7000만달러로 48위를 기록했다.
여성 최고 갑부에는 삼성가 딸이 나란히 차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6억달러(21위)를 기록했고, 동생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14억 8000만달러(24위)에 랭크됐다.
포브스는 “한국의 50대 부자 가운데 37명의 재산 가치가 1년 전보다 줄어들었다”면서 “50명의 재산 합계액이 지난해 조사 당시 1320억달러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100억달러로 16.7%나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