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건호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ㅣ전 세계적으로 소외계층의 금융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고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포용금융(Inclusive Finance)이 화두가 되고 있다. ADB에 따르면, 포용금융이란 ‘개인·가계와 기업이 타당한 가격을 가진 금융서비스를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상태’를 뜻한다.
2017년 기준 선진국 성인의 94%가 은행과 기타 금융기관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95%로 선진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대출의 경우 선진국 성인의 19%가 금융기관 여신을 이용하는 반면, 한국은 18%로 선진국에 못 미쳤다. 국내 서민·취약계층의 여신접근성도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성인 중 소득 하위 40%의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16%인 반면, 한국은 12%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또한, 서민금융진흥원의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년 말 기준 20% 이상의 고금리대출 이용자는 무려 236만 8000명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15조 3000억원 규모이다.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52만명, 규모는 약 6조 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과 불법사금융은 과중한 이자부담으로 인해 연체우려가 크다. 특히 불법사금융은 저축은행이나 대부업 조차 이용하지 못 하는 서민·취약계층이 마지막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긴 하지만, 고금리 외에도 불법 추심으로 고통받을 위험이 있다.
이와 같이 초과수요 상태인 서민금융 시장에서 서민자금 공급을 위축시키지 않고, 서민의 이자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으로 정책서민금융이 있다. 정책서민금융은 서민·취약계층의 자금이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정책서민금융을 통해 여신접근성을 제고하고,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이 필요한 서민·취약계층은 전국 47곳에 설치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할 수 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는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서민금융 유관기관, 미소금융 지점 및 햇살론 취급 저축은행이 서민·취약계층의 금융애로 해소와 자활·재기를 위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방문객 총 21만 9000명 중 12만 2000명이 서민금융을 지원받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방문객은 31%, 지원인원은 22% 증가한 실적이다.
아울러, 물리적 거리나 시간 부족의 문제로 금융회사나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직접 방문해 대출상담을 받기 어려운 사람은 서민금융진흥원이 운영하는 ‘서민금융콜센터 1397’을 통해 ‘맞춤대출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맞춤대출서비스는 이용자가 대출에 필요한 신용정보를 입력하면, 최적화된 대출상품을 ‘최저금리’ 또는 ‘최고한도’ 순으로 정렬해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본인에게 적합한 상품을 간단히 신청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앞으로도 서민금융진흥원은 근거리에 서민금융 접점이 없어 서민·취약계층이 상담을 받지 못하는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확대․설치할 계획이다. 추가로 서민이 좋은 조건에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맞춤대출 서비스 업무협약 금융회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