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나 홀로 확장’에 나선 업태가 있습니다. 바로 편의점입니다.
1인 가구에 맞는 소규모 매장이라는 특성에 더해 어디서나 찾을 수 있고 언제나 문을 연다는 특수성이 코로나19 속에서 도드라진 결과입니다. 하지만 개별 점주 수익성은 악화일로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지나친 덩치 싸움보다 내실 있는 점포를 키우는데 주력해야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18일 편의점 업계 및 산업통상자원부 유통업체 월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편의점 점포 수(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 등 총 5개사)는 약 4만8000개로 조사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공시된 2019년 4만4899개에서 약 1년 만에 2000곳이 더 늘었습니다.
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에도 편의점 점포 수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업계 선두인 BGF리테일(대표 이건준)과 GS리테일(허연수) 점포 수는 1만5000여 개에 육박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이마트24도 약 5300여 개로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산업 전반이 침체하는 분위기 속에서 편의점 업계는 ‘나 홀로’ 점포 확대에 몰두하는 모습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발길이 끊겨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등 전통 유통채널이 큰 타격을 입고 출점을 꺼렸던 상황과는 딴판입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대형마트, 백화점, SSM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와 달리 편의점만 유일하게 매출이 3.3% 증가했습니다. 홈술 트렌드에 따라 맥주와 와인 판매가 늘어난 덕분입니다.
편의점 업체가 오프라인 유통산업 침체 속에서 홀로 덩치를 키운 배경에는 ‘접근성’이라는 특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문을 닫자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열리는’ 편의점에서 식자재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기도 했습니다.
업계 또한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고 편의점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생활방식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GS25와 CU에서는 근거리 도보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문 배송대행 업체와 협력도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성장여력도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1인 소비에 최적화된 사업인 데다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온라인 업태와 협력 여지가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서 간편식품을 구매한 뒤 편의점에서 받는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시로 꼽힙니다.
하지만 출점 경쟁이 심화하면서 편의점 본사가 아닌 점주 개인이 가져가는 수익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점포 수 증가율은 매월 5% 이상을 유지했지만 점포당 매출액은 지난해 3월부터 계속 감소세입니다.
개별 점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피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세븐일레븐 가맹점주협의회가 본사에 심야영업을 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유동인구가 많은 유흥가를 중심으로 심야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수는 오래전부터 포화상태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출점경쟁에 몰두하기보다 적은 점포 수로도 내실 있는 운영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