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Insight 인사이트

사회취약층은 곧 재난취약층..전이방지 시급

URL복사

Tuesday, February 06, 2018, 10:02:45

[정군식 박사의 안전한 이야기]

[정군식 박사] 2008년 1월 17일.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방재계획 관련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지도교수인 요시무라히데마사(吉村英祐)교수와 고베시(神戸市)를 방문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고베시는 1995년 1월 17일 오전 5시 50분께 진도 7.3규모의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곳이다. 해마다 1월 17일은 고베시 전체가 당시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애도를 위해 모여든 사람들의 물결로 넘쳐난다. 이날은 많은 술집이나 나이트클럽이 영업을 하지 않는다.

 

우리는 피해가 심했던 나가타구(長田区)라는 곳을 견학 중이었다. 그곳에는 대지진 당시의 참상을 후대에 알리기 위해 남겨둔 건물의 잔해가 있었고, 지진으로 찢어지고 내려앉은 부두가 복구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대지진 당시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찍고 내용을 기록하고 있을 때였다. 

 

멀리서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던 고운 할머니 한 분이 가볍게 인사를 건네며 물었다. ‘수고하십니다. 실례지만 뭐 하시는 분들인가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지만 ‘네, 저희는 지진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입니다.’라고 사무적이지만 차갑지 않게 대답해 드렸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럼. 내 이야기 좀 들어봐 줄래요?’라고 제안했다. 달리 거절할 이유가 없던 요시무라 교수와 나는 할머니가 앉아있던 벤치근처로 자리를 옮겼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대지진 당시 할머니는 바로 이곳 나가타구에 살았다. 이곳은 부두와 가까워 노동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았는데, 그 중에는 재일조선인(재일동포)과 오키나와 사람들이 특히 많았다. 일자리도 많고 목조주택이 대부분이어서 집세도 저렴했기 때문. 

 

지진이 발생한 당일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두 아들을 출근시키고 본인도 막 식사를 하려던 찰나에 순식간에 집이 무너져 내렸다. 다행히 두 아들이 할머니를 구해서 안전한 곳으로 가려던 도중, 분명하고 똑똑한 소리가 들렸다 “아줌마. 살려줘요”. 손녀처럼 귀여워하던 이웃집 여자아이였다. 

 

본인도 다리가 부러져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지만, 두 아들에게 아이를 구하게 했다. 그러나 번져온 불은 두 아들까지 위협했고, 무너진 건물잔해는 너무 무거웠다. 결국 할머니는 여자아이가 숨지는 장면을 보게 됐다. 지금도 그 때의 일이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그래서 해마나 오늘이 되면 이곳으로 와서 아이의 명복을 빌고 있다.

 

할머니는  허리를 굽히며, 그리고 간곡하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두 분, 지진을 공부하신다고 하셨지요. 더욱 열심히 공부하셔서 다시는 저와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사람들에게 방재(防災)·안전 관련 강의나 강연을 부탁 받게 되면 늘 소개하는 에피소드다. 그 할머니의 말씀을 거역할 수 없어 더욱 열심히 공부했노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웃는다(사람들이 왜 웃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말씀이 전혀 헛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 말씀을 좇았든 그렇지 못했든 나는 방재분야의 전문가가 됐으며,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지식과 경험을 살려 방재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으니까.

 

앞서 소개한 에피소드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바로 사회취약계층은 곧 재난취약계층이라는 사실이다. 안전은 돈으로, 지식으로, 그리고 다른 노력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돈도 있고 빽(좋은 의미로 지식이라 하자.)도 있는 사람들에게 안전은 필수이지만, 당장의 생활이 걱정인 사람들에게 안전은 나중의 문제로 밀려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社會脆弱階層(사회취약계층)의 災難脆弱階層(재난취약계층)으로의 轉移防止(전이방지)’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에 붙어있는 글이다. 앞으로 <인더뉴스>의 지면을 빌어 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한다. 일단 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 뒤 공을 독자들에게 넘겨, 새로운 차원에서 방재(防災)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사회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보다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정군식 박사 기자 mirip@inthenews.co.kr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어..융단 폭격하지요 뭐”

2024.03.28 10:39:42

부산 = 인더뉴스 제해영 기자ㅣ“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 “그냥 지역신문 이런 거 아닙니다”, “암튼 언론 걱정은 하지 마세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인터넷신문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취재본부에서 청탁성 기사로 의심되는 기사가 대거 게재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해당 기사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28일 인더뉴스가 입수한 단체 카카오톡방(이하 단톡방)에는 다소 과격해 보이는 대화내용이 이어집니다. 이 단톡방은 내달 입주가 예정돼 있는 부산 일광의 신축 타운하우스 입주예정자들이 모여 있는 곳인데요. 타운하우스의 입주 예정자인 A씨는 거침 없는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는 단톡방에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민원을 넣어주세요. 알아야 됩니다. 사태의 심각성을.."이라며 민원을 사주하는 듯한 말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 플레이는 제가 다 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융단 폭격하지요 뭐."라며 "언론 들어가면 그 때부터는 이판 사판"이라고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언론공세를 퍼붓겠다는 계획을 피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기장에서 싸움나면 우리 안 집니다."라며 "실수하면 우리가 질 수도(있는데)... 현장에 농성텐트를 칩시다"라며 입주 예정자들을 상대로 선동을 하는 듯한 말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A씨가 공언한 것이 실제로 현실화됐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이 단톡방에서 시작된 때는 이달 초. 불과 10여일 뒤인 12일에 처음으로 <“입주가 코앞인데”...부산 기장 아파트 입주민, 시공하자에 ‘분통’>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기사에는 단톡방에서 이야기된 대로 일부 입주예정자들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기장군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내용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이어 3일 뒤인 15일에는 또 다시 같은 매체에서 <“2년을 기다렸는데”...부산 기장 한 아파트, 입주의 꿈이 지옥 현실로>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소수의 입주예정자들이 군청 앞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이 기사에 담겼습니다. A씨가 단톡방에서 단언한 대로 ‘언론 플레이’는 계속됐습니다. 22일에는 <“안전한 환경 조성해달라” 부산 한 아파트 입주민들의 호소>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고, 급기야 27일에는 [단독]이라는 머릿글을 달아서 <한수원 직원이 1100억대 시행사 부사장?...겸직 신고 ‘유명무실’>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끝으로 이른 바 ‘융단 폭격’이 완성됐습니다. 이와 관련,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자신들이 살아야 할 집에 대한 이미지나 가치가 떨어질 게 뻔해 보이기 때문. 한 입주 예정자는 “일부 분양자들의 민원과 시위에 대해 부분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원치 않는 내용들로 인해 저희 집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불안하다”며 “예정대로 입주를 희망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매체가 쏟아내고 있는 기사들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계속 이런 부정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입주할 마음이 있던 사람들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시행사나, 시공사는 물론 이미 계약을 한 다수의 입주 예정자들에게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