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조은지 기자] 하이트진로가 동남아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소주 세계화를 본격화 한다. 지난 2015년 태국에 자몽에이슬 수출을 시작으로 동남아지역과 중국·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했다. 이듬해 첫 해외 현지법인인 하이트진로베트남을 설립해 공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최근엔 하이트진로 베트남법인이 직접 운영하는 '한국 포장마차' 콘셉트의 주점도 열었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필리핀으로 확장 계획이며, 향후 말레이시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다. 지난 3년 사이 동남아시아에서 부는 '소주열풍', 이유는 뭘까?
7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연내 베트남에 ‘진로포차’ 2호점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2020년까지 해외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해 직영점을 포함해 매장 수를 20개 이상 늘려나간다는 목표다.
하이트진로의 동남아시아 소주 판매 매출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5년 490만 달러로 시작한 데 이어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 2016년 600만 달러, 2017년 8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사이 18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평소 도수가 높은 고도주를 즐기는 동남아시아인들에 부드러운 목 넘김의 소주가 어필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주요 소비되는 술은 37~40도 정도 되는 보드카와 위스키 등의 고도주다. 우리나라와 같이 '원샷' 문화가 있는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저도주인 소주가 부드럽고 깔끔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찾는 술이라는 평이다. 이 때문에 소주를 재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앞서 국내에서 열풍이 불었던 과일맛 소주는 동남아시아 여성들 공략에 성공했다. 자몽에이슬·청포도에이슬·자두에이슬은 달콤한 맛의 과일리큐르 소주가 대표적이다. 여러가지 술을 섞어 마시는 칵테일 문화가 발달한 가운데, 단일 제품으로 비슷한 맛을 즐기는 과일리큐르 소주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케이팝(K-pop)과 케이뷰티(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류를 포함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현지에서 운영되는 한국식 주점 '진로포차'의 경우 한국 주류를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현재 베트남을 중심으로 '진로포차'를 운영하는 가운데, 캄보디아 프놈펜에 하이트진로 안테나샵을 추가로 연다. 캄보디아의 경우 여전히 도수가 높은 주류에 대해서도 TV광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소주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애쓰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진로포차'를 찾는 현지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2호점을 기획하고 있다. 현재 진로포차는 국내와 비슷하게 주말에 더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고 있고 2호점 역시 1호점과 마찬가지로 한국인 사업가와 제휴를 해서 오픈할 계획이다.
올해 하이트진로는 법인이 없는 필리핀에 사무소를 설립하고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이어 소주시장 확대에 나선다. 베트남과 함께 필리핀 역시 클럽문화가 넓게 퍼져있기 때문에 클럽파티·크리스마스 파티 등을 통해 다양한 프로모션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현재 국내 주류시장은 한정적이고 인구도 감소해 주류 소비량도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며 “베트남 법인을 설립할 때도 이 시장만 보고 설립한 것이 아니라 캄보디아·필리핀·태국 등 더 많은 글로벌 시장을 형성하기위해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류 붐이 많은 동남아시장에서 한국 술은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