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수감된지 열흘이 지난 가운데 롯데지주가 오는 27일 처음으로 '경영시험대'에 오른다. 롯데는 신 회장의 구속수감으로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지주 계열사 분할합병안이 통과될지 주목된다.
롯데지주는 27일 오전 10시에 롯데지주의 6개 계열사에 대한 분할합병안을 놓고 임시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날 주총에서 롯데지알에스와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의 분할과 흡수 합병 안건을 처리한다. 합병 날짜는 오는 4월 2일로 예정돼 있다.
롯데는 작년 10월 롯데지주사를 공식 출범하면서 50개에 달했던 상호·순환출자고리를 끊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13개의 새로운 상호·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됐다. 이후 롯데푸드(0.6%)와 롯데칠성음료(0.7%)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지주 지분을 매각하면서 상호출자고리 2개를 끊어 현재 11개가 남아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등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모두 해소해야 한다. 롯데지주사 등기일이 2017년 10월 12일로 오는 4월 12일 안에 11개의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이에 롯데는 최근 6개 계열사의 인적분할과 롯데지주와의 합병안을 발표했다.
이 때문에 오는 27일 열리는 임시 주총이 롯데지주 첫번째 '경영시험대'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 회장의 부재로현재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과 비상경영위원회가 이번 주총을 총괄하고 있다.
분할합병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의결권 있는 주주 3분의 2 이상이 주총에 참석하고, 발행 주식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안건이 통과된다. 이 경우 롯데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순환·상호 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구속이 주총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지주 주가는 신 회장 구속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주들이 주식매도를 신청할 수 있는 보통주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6만 3635원으로 신 회장 구속 이후 주가는 이보다 더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는 이번 주총의 계열사 분할합병은 신 회장의 구속과 별개로 큰 문제없이 계획대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와 계열사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의결권 기준 절반(54.3%)이 넘기 때문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 일가와 계열사 등의 지분을 합하면 불안한 상황은 아니다"며 "(계열사)분할합병을 통해 모든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고,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