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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의 나·혼·다] ‘고깃집에서 혼자 먹기’ 해 본 사람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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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29, 2018, 15:03:54

(나 혼자 먹는다) 혼밥 극강 레벨에 도전한 이야기

[조성원 칼럼니스트]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해 만한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문득, 인터넷상에 떠도는 소위 ‘혼밥 레벨’이란 걸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편의점에서 혼자 먹기’를 시작으로 차차 어려워지면서 ‘술집에서 혼자 마시기’가 최고 단계로 꼽혀 있었죠. 그 중 ‘술집’의 전 단계가 바로 ‘고깃집에서 혼자 먹기’였습니다.

 

글쎄, 제 생각엔 술집이라 불리는 곳들은 그 범위가 상당히 넓기에 굳이 따지자면 고깃집 쪽이 더 어렵지 않나 싶은데요. 거대한 테이블을 혼자 차지하고는 불판에 올린 고기를 굽다가 먹다가 하는 모양새는, 뭐든지 혼자 하는데 익숙한 제가 생각해도 믿지 않는 신과 도리 없는 허기가 원망스러울 시련입니다.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혼자서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게 세팅된 가게들이 몇 군데 생겼더군요. 해서 대망의 2018년 첫 번째 달성 과제를 바로 ‘고깃집에서 혼자 먹기’로 정했습니다. 목적지는 홍대입구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연남동의 한 소고기 화로구이집입니다.

 

퇴근 후 곧장 달려가 6시 5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인기척은 있는데 당기고 밀어도 문이 안 열려 낑낑대자니 친절한 직원이 매장 안쪽에서 미닫이임을 몸소 보여주며 입성을 허락하는군요. 멋쩍음을 눈부신 미소로 승화시킨 후 가게를 둘러봤습니다.

 

테이블석은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주방과 맞닿은 바테이블이 눈에 띕니다. 둘이 같이 앉기에도 넉넉해 보이는 공간마다 칸막이가 쳐져 있습니다. 흡사 대학생 시절 공부란 걸 해보겠다며 되도 않은 만용을 부린 탓에 몇 번 찾아간 바 있는 독서실을 연상케 하는군요.

 

홍대 스타일에 맞지 않게 일찍 찾아간 건지 제가 첫 손님이었습니다. 편하신 곳에 앉으라는 직원의 얘기에 딱 봐도 ‘혼자 왔으면 조용히 여기 앉으세요’라고 써 놓은(아닙니다) 곳이니 바테이블로 향했죠. 과연 주린 배를 채운 후 나설 때까지 저 외에 혼자 오는 손님이 있을지 궁금하더군요.

 

메뉴판을 봅니다. 소고기집이라 그런지 역시나 말단 직장인 혼자서 감당하려니 “만나기로 한 친구가 상한 우유를 마시고 다리가 부러져 병원에...”하며 나갈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게 만드는 가격이 펼쳐집니다. 그래도 새해 첫 과제이자 먹부림인데 여기서 포기할 순 없죠.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단일 품목보단 세트가 가성비가 좋죠. 한우 4종 모듬 세트가 있기에 혼자서 해치울 수 있는 양인지 물어보니 그렇다면서 여성 손님들이 찾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고기 먹는데 술이 빠질 순 없으니, 맥주 세트와 사케 세트 중 그나마 배가 덜 부를 것 같은 후자를 주문합니다.

 

5분쯤 지나 숯이 들어간 화로와 고기, 그리고 사케가 도착합니다. 순간 ‘혼자 이게 무슨 호사야’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서로 다르게 생긴 고기들과 함께 버섯과 야채, 떡이 준비돼 있습니다. 조청(꿀?)도 같이 나온 걸 보니 떡을 구운 후 찍어 먹으라는 뜻이겠죠. 이밖에 샐러드와 천일염 등등이 함께 합니다.

 

고기는 냉동입니다. 메뉴상의 조합이 꽃등심, 채끝등심, 치마살, 부채살이었는데, 어디 보자 이게 꽃등심이고 이게 부채... 저기요. ‘소알못’이라 그런지 생김생김이 다른 건 알겠는데 당최 어떤 부위인지 몰라 직원에게 물어보니 꽃등심, 부채살, 업진살이랍니다.

 

응? “메뉴에 적힌 것과는 다르지 않으냐” 하니 “좋은 고기를 드리려고 했다” 답이 돌아오더군요. 미심쩍다 싶었지만 첫 손님이고 하니 그런가보다 하며 좋게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꽃등심으로 시작해 업진살로 마무리하라는 권유에 꽃등심 먼저 화로 위로 안착시킵니다.

 

익는 동안 사케를 봅니다. 300ml에 도수는 14%로, ‘생주 특유의 경쾌하고 산뜻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냉사케’라는 군요. 입맛을 돋울 겸 함께 나온 샐러드와 함께 한 잔 마셔보니 은근히 감도는 쌀향과 단맛이 반주하기에 썩 괜찮습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직장 들어가 돈 벌어봤자 이것 ‘사묵는’ 게 다인 소고기를 맛 볼 차례가 왔습니다. 잘 익은(것처럼 보이는) 꽃등심 한 점을 입에 넣고 천천히 저작운동 해봅니다. 언제 혀 표면에 착지한 적 있었냐는 듯 녹아버리...진 않습니다. 실망한 것까진 아니지만 좀 아쉽긴 하군요.

 

꽃등심을 다 섭취하고 부채살로 넘어가려는 차에 바로 뒷자리 테이블 좌석으로 커플 손님이 자리합니다. 프로 ‘혼자러’인 저도 ‘나 홀로 고깃집에’는 첫 경험이기에, 혹시나 이상하게 바라볼까 싶어 ‘최대한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를 속으로 되뇌었습니다. 다행히 잘 굽히고 있는 고기 향과 몇 순배 돈 사케의 위력이 금방 저들의 존재를 잊게 해주는군요.

 

부채살을 맛볼까요. 꽃등심에 비해 쫄깃함이 강합니다. 근데 이 쫄깃함이 뭐랄까, 좀 경박한 느낌이라 소고기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너무 바싹 구웠나 싶어 좀 덜 익혀봤는데도 마찬가집니다. 소알못의 입맛 탓인지, 고기의 질 때문인지는 앞으로 살면서 좀 더 많은 소고기를 먹고 탐구해봐야 알 수 있겠지요.

 

이 정도 먹고 보니 제법 배가 찹니다. 시간도 꽤 흘렀고, 어느덧 옆자리에도 커플로 보이는 손님이 들어와 있고, 테이블석도 다 차있군요. 어느 순간부터 저만의 시간에 집중하느라 사위가 북적대는 것도 몰랐습니다.

 

마지막으로 업진살입니다. 정말이지 처음 맛보는 부위인데, 육질이 굉장히 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씹으면 치아 끝 잇몸까지 꽉 차오는 듯 한 식감이 좋군요. 세 부위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사케도 그 양이 여기까지 끝내기에 딱 적당한 것 같습니다.

 

화로의 숯들도 거의 꺼져 가고, 얼추 테이블 위를 비워내고 보니 1시간 30분가량 지났습니다. 슬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맛에 대한 굉장한 만족감은 느끼지 못했지만 혼자서 반주와 함께 이런저런 생각도 하며 굽고 맛보니 딱히 혼자라 어색하단 느낌도 없고, 꽤나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난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온 것일 뿐”이란 생각이 아니라면 어쩐지 책 한 권 가져와 읽으면서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소고기를 앞에 두고 예의가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요즘 ‘책맥(책보며 맥주 한 잔)’도 한다는데 하물며 독서실같은 인테리어에서야 뭐 어떻습니까.

 

참, 제가 나올 때까지 결국 혼자 온 손님은 저 뿐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은 혼밥·혼술족들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1인 손님을 위한 좌석을 부러 마련해 놓은 곳이잖아요. 올해는 한 번 ‘혼고’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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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칼럼니스트 기자 mirip@inthenews.co.kr


[인더필드] 더미식 신제품 ‘사천자장면’…하림은 확실한 2위 노린다

[인더필드] 더미식 신제품 ‘사천자장면’…하림은 확실한 2위 노린다

2024.04.18 16:56:19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하림이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습니다. 2022년 '유니자장면'으로 국내 짜장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이 2년 만에 꺼내 든 신제품입니다. 짜장(자장의 복수 표준어)라면 시장은 농심 짜파게티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하림은 프리미엄 사천 맛 구현을 통해 확실한 시장 2위를 노립니다. 하림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더미식 신제품 론칭 시식회를 열고 사천자장면 출시를 알렸습니다. 사천자장면은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천요리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사천요리는 화자오나 매운 고추 등 사천식 향신료를 사용해 얼얼하게 매운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박주영 사천자장면 브랜드매니저(BM)는 "사천은 바다가 먼 내륙 지방이라 해산물 대신 돼지고기 같은 육고기를 주로 활용했고 더운 날씨를 향신료를 사용해 극복하려고 했다. 한국에서는 '마라'로 유행하게 된 케이스"라며 "이 두 가지 특징을 잘 살려서 제품 개발부터 제대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진한 중국 사천의 맛을 강조했습니다. 얼얼한 맛을 내는 마조유와 큼지막한 고추를 썰어 넣어 첫 입부터 끝까지 매콤함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뒀습니다. 국내산 양파와 마늘, 생강을 볶아 풍미를 더했습니다. 사천자장면 레시피를 제품화하기까지 7개월가량이 소요됐습니다. 하림 내외부 전문가와 중화요리를 즐기는 다수 미식가를 대상으로 다수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하림에 따르면 김홍국 회장의 "처음 보는 매운맛",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등의 최종 평가를 거쳐 제품으로 출시됐습니다. 하림은 중국 쓰부(사부) 레시피를 토대로 사천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사천식 짜장면 맛을 연구했습니다. 전국 유명 사천 중식당 맛집을 직접 방문해 레시피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는 후문입니다. 유니짜장면과 동일하게 중화풍의 요자이멘 형태이며 닭 뼈 등을 활용한 육수로 반죽했습니다. 매운맛에 초점을 두고 만든 제품이 아니라 맵기는 일반 라면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맛을 보니 살짝 땀이 나는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2개 기준 8700원으로 유니자장면과 같습니다. 지난 14일 온라인에 선출시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이날부터 구매 가능합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용기면 개발도 검토합니다. 앞서 하림은 2022년 5월 유니자장면을 출시하며 찐장라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유니자장면은 김홍국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김 회장은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서 전통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 맛에 감탄했고 곧 제품화로 이어졌습니다. 기존 라면 포장재와 다른 지함 포장 방식과 상온 밀키트 짜장면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이 제품은 그해 9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언급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정 회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먹어봐라"라며 제품을 홍보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 하림의 더미식 프리미엄 전략을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시장 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원재료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중 농심 짜파게티 점유율이 약 8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어 오뚜기(진짜장·짜슐랭), 풀무원(로스팅 짜장면), 백짜장(더본코리아) 등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짜장면류(봉지/지함면) 시장 내 하림의 점유율은 약 3%입니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매출 순위(23개 품목 중) 5위에 올랐습니다. 매출은 90~10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하림은 올해 연매출 120억원, 시장 점유율 10%를 각각 목표로 확실한 2위를 굳힌다는 계획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미식과 관련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해 커뮤니케이션할 예정"이라며 "제품 레시피를 만든 셰프가 출연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상 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브랜드는 미정이지만 하반기에 팝업스토어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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