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시중은행 최초로 중국 항공기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항공기금융은 금융사가 항공기를 구입하려는 리스회사에 구입자금을 빌려주는 것으로, 해당 리스회사는 항공기를 빌려주고 리스료를 받아 대출금과 이자를 상환한다.
항공기금융에서는 항공기를 빌려가는 항공사의 신용도가 대출금의 상환가능성에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상황. 이번에 항공기를 빌려간 중국의 항공사는 국제 신용등급이 없어 일각에서는 부실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행장 손태승)은 지난 3월 IBK기업은행(은행장 김도진)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계 항공기 리스 전문회사인 CMIG Aviation의 ‘에어버스 A330’ 구입자금 8000만달러를 금융주선 및 직접 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항공기를 담보로 각각 4000만달러와 3900만달러를 대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항공기 구입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홍콩지점을 통해 리스료 관리와 담보 관리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종합 항공기금융 서비스”라고 말했다.
CMIG Aviation은 올해 2월 기준 16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항공기 리스 전문회사다. CMIG Aviation이 이번에 구입한 에어버스 A330은 중국 쓰촨항공이 운영할 예정이다.
항공기금융은 ‘오브젝트금융(Object Finance)’의 대표적인 예로, 항공기를 빌려가는 항공사의 신용위험도가 해당 계약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만약 리스계약 상대방인 항공사가 리스회사에 비용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 이는 대출을 해준 금융사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건의 경우 항공사인 쓰촨항공의 신용등급이 중요한데, 쓰촨항공은 글로벌 신용평가사(무디스, S&P, 피치 등)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측은 자체 평가 결과 쓰촨항공의 신용위험도가 낮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투자금융부 관계자는 “쓰촨항공의 경우 국제 신용등급은 없지만, 중국 사천성이 절반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험도가 낮게 평가됐다”며 “대출금 상환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