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작년 4분기 보험사 RBC(Risk Based Capital)비율이 소폭 하락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증권 평가이익 감소, 현금배당 예정액 반영 등으로 인해 가용자본이 3조원 이상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4분기) 기준 보험사 RBC비율은 257.8%로 지난해 9월말 264.1%에 비해 6.3%p 하락했다. 생명보험사는 3.5%p 하락(271.1%→267.6%)했고, 손해보험사도 11.7%p(250.2%→238.5%) 떨어졌다.
RBC비율(가용자본/요구자본)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보험업계 전체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편으로 파악된다.
다만, 작년 4분기의 경우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국고채(5년) 금리가 2.34%로 전분기(2.09%) 대비 0.25%p 상승하면서 매도가능증권의 평가이익이 1조 9000억원 감소했다. 또한, 현금배당 예정액이 2조 2000억원 반영되면서 가용자본이 총 3조 5000억원 줄었다.
이에 반해, 요구자본은 2000억원 감소하는데 그쳤다. 시장위험액이 4000억원 증가했지만, 금리상승에 따른 금리위험액(금리역마진위험액, 최저금리위험액) 등이 약 5000억원 감소했다.
주요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은 작년 4분기 317.8%를 기록해 전분기(329.9%) 대비 12.1%p 감소했다. 한화생명도 전분기(216.9%)에 비해 10.5%p 하락한 206.4%를 나타냈다. 두 생보사와 달리, 교보생명은 전분기(255.6%) 대비 40.4%p나 증가한 296.0%를 기록했다.
주요 손보사 중에서는 삼성화재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작년말 기준 324.8%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36%p 감소했다. 그 다음으로는 악사손해보험이 222.9%를 기록해 전분기 보다 21.1%p 하락했다.
재정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DB생명과 MG손해보험은 둘 다 RBC비율이 악화됐다. KDB생명은 전분기(116.1%) 대비 7.7%p 감소한 108.5%를 기록했고, MG손보는 111.0%로 전분기(115.6%) 대비 4.6% 감소했다. 단, KDB생명은 지난 1월에 304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한편, 외국계 생보사들(푸르덴셜, ING, 처브라이프, 메트라이프, 라이나 등)의 RBC비율 하락폭(푸르덴셜 최대 59.1%p 하락)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이는 외국계 생보사들이 국내 생보사들에 비해 매도가능증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금감원 측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계 생보사들의 경우 IFRS17 대비 자산 듀레이션 확대 차원에서 만기가 긴 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가용자본에 포함되는 이러한 채권의 평가이익이 크게 감소해 외국계 생보사들의 RBC비율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