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과 관련, 금융위 자체 의결로 보험업감독규정을 개정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국회의 법 개정 이전에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의 매각 방안을 마련해 오면 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9일 광화문 근처 한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매각과 관련된 정부 방침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에서 삼성생명의 매각 방안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최 위원장은 금융위 간부회의에서 금융사의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에 대해 금융사가 단계적·자발적 개선조치에 나설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삼성생명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해당 발언에 대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IFRS17 도입 및 그에 따른 신지급여력제도 도입 등 최근 국제적인 건전성 강화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정 회사, 즉 삼성생명만을 겨냥한 발언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의 총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4%로 높은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자산의 편중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생명 외 생명보험사들의 총자산 대비 주식 비중은 0.7%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이 다른 보험사보다 사실상 20배 더 큰 것”이라며 “주가가 올라서 평가이익이 늘어난다는 것에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단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면, 향후 정책방향 수립에 참고·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회 법률 개정 논의 과정에서도 관련 사항이 충분히 고려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