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유통업계가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 주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거나, 생산설비 보강, 교대 근무조 개편 등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다. 특히 생산직의 경우 근로자를 추가로 채용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주류, 롯데푸드 등 롯데 식품 4개 계열사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량 감소 문제를 해소하고, 생산시스템의 적정 운영을 위해 지난 5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채용했다.
생산라인도 교대제로 개편된다. 운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생산 라인별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 성수기와 비수기 계절적 수요량 변동을 감안해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롯데는 임직원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상설 조직인 ‘기업문화위원회’를 통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 각 계열사별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PC 오프제’가 정시퇴근 문화 정착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PC 오프제’는 근무시간 이후나 휴무일에 회사 컴퓨터가 자동 종료되도록 하는 제도로 현재 30개 계열사에 적용되고 있다. 불필요한 야근이나 휴일근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집중근무제’와 ‘유연근무제’를 계열사 상황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외근이 많은 영업직 사원들의 근로시간 단축과 워라밸 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도 마련 중이다. 롯데칠성이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스마트SFA(Sales Forces Automation) 오프제’를 다른 계열사로 확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SFA오프제’는 PC 오프제와 마찬가지로 영업직 사원들이 업무에 활용하는 개인휴대단말기를 근무시간 이후에 작동이 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다. 영업직 사원들의 근무시간, 매출현황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제과도 현재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도입을 준비 중이다. 롯데는 재무, 연구개발, 기획 등 특정 기간에 일이 몰리는 직무나 사업장에 대해서는 각사별 노사협의를 통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근로시간저축휴가제 등 유연한 근로시간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롯데지주 기업문화팀 황용석 상무는 “롯데는 PC오프제,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제도와 캠페인을 통해 워라밸 문화 확산에 앞장서 왔다.”며 “앞으로도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주 52시간 근로제가 기업 내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내달 1일부터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직원 대상 퇴근시간을 한 시간 앞당긴다. 현대시티아울렛 가산점을 제외한 전국 19개 점포(백화점 15개, 아울렛 4개 점포) 직원들의 기존 오후 8시에서 7시로 변경된다. 대다수의 점포 직원들은 오전 10시부터 7시까지 근무하게 된다.
현대백화점 충청점과 디큐브시티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기존 오후 8시 30분 퇴근 시간에서 7시 30분으로 바뀐다. 퇴근시간 이후 폐점시간까지 약 1시간 동안 팀장(1명)포함, 당직 직원 10여명이 교대로 근무하게 된다. 본사 직원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한다.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단축되지만, 백화점과 아울렛 영업시간은 그대로 유지한다. 회사측은 고객 쇼핑 편의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영업시간을 단축할 경우 협력사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일부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퇴근시각을 30분 앞당겨 운영한 결과,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진 반면 점포 운영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퇴근시각을 추가로 30분 앞당겨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