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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분유 이물질 논란’ 남양유업 생산 공장을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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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3, 2018, 08:11:30

업계 처음으로 생산공장 공개..이물질 분유 생산된 ‘세종공장’서 기자단 견학 진행
원료 투입부터 제품 포장까지 25단계 전 공정 자동화..회사 “이물질 유입 원천봉쇄”

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유통기한 36개월 짜리 분유를 문제없이 만들려면 정밀 공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일, 세종시에 위치한 자사의 분유공장과 중앙연구소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최근 인터넷 맘 카페를 중심으로 남양유업의 분유 임페리얼 XO 상품에서 코털과 코딱지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왔다는 루머가 확산됐던 것에 대한 대응차원이었다. 

 

당시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는 “제조공정상 이물질 혼입이 절대 불가능 하다”며 “언론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산설비를 개방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기 위해 회사는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공장 견학 전에는 “공정중 절대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다”는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의 확언에 반신반의 했었다. 공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데 실수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그렇게 안일하게 상품을 생산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궁금한 마음을 안고 서울에서 버스로 두 시간 가량을 달려 충청남도에 위치한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도착했다. 공장 입구에 도착하자 메인 게이트(gate)에 설치된 커다란 차량 소독 시설이 눈에 띄었다. '식품 공장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단한 인사와 함께 중앙연구소 1층에서 당일 견학 일정과 공장 소개가 이어졌다. 세종공장 크게 상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상품을 개발하는 '연구소'로 나눠져 있다. 1980년에 설립돼 '남양분유'를 생산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현재 약 450명의 근로자가 분유·이유식·커피믹스·발효유·치즈·크리머 등을 만들고 있다.

 

이날 발표와 설명을 맡은 서경민 세종공장 품질보증팀장은 "특히 분유는 '아기전용목장'에서 자란 1A등급 원유만을 사용해 생산하고 있다”며 “좋은 원료만큼이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신규 분무건조기인 GMF 시스템이다”고 말했다.

 

GMF는 Good Manufacturing Factory의 약자로, 크게 ▲안전성 ▲용해성 ▲기능성 성분 업그레이드를 위한 제조 설비·공장 시스템 구축을 말한다. DSI 살균 설비를 통해 유해 미생물과 포자를 멸균하고, MSD 건조기로 다단계 과립화 공정을 완성한다. 또한 DSI와 MVR 농축 설비로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 하고 있다.

 

간략한 설명을 마치고 기자단은 중앙연구소 투어를 시작했다. 먼저 건물 5층에 위치한 ‘식품안전보증실’과 ‘식품분석실’로 향했다. 복도와 연구실을 나눠놓은 유리벽 너머로 다양한 실험 기계들이 들어차 있었다. 하얀 실험가운을 입은 연구원들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박종수 남양유업 세종공장 연구소장은 연구소 내부의 여러 분석 기계들을 가리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계들’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생물공학·미생물공학 박사로 남양유업의 대표 상품인 17차(茶)와 '김태희 커피'로 알려진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를 개발했다.

 

박 소장은 “유통기한 36개월 짜리 분유를 문제없이 만들려면 진실되게, 정밀 공정을 유지해야 한다”며 “기계의 분석 난이도와 그걸 해석하는 연구원 개인역량이 함께 높은 수준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단은 연구소 투어를 마치고 1분 거리에 있는 공장으로 향했다. 최근 있었던 이물질 논란에 반박하기라도 하듯 공장입구에 커다란 글씨로 '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라고 적혀 있었다.

 

공장 1층의 회의실에서 흰색 가운과 위생모를 착용했다. 이어폰과 마이크 송신기도 하나씩 지급됐다. 공장 내부가 소음이 심해 설명이 안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본격적인 분유 생산동에 들어가기 앞서 파란색 덧신을 신고 규정에 따라 손 소독을 마쳤다. 금속검출기와 에어샤워(Air Shower)도 추가로 통과해야 했다.

 

남양유업의 분유 제조 공정은 간단하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뤄진다. 먼저 사일로(silo)에 보관된 분말 원료가 공정을 통해 자동으로 분체 이송된다. 이어 ▶전처리 자동 조제과정 ▶전처리 자동 살균과정 ▶전처리 농축과정 ▶건조 ▶충진·포장 순이다.

 

전 공정이 자동화로 이뤄지고, 공장 설비 규모가 아파트 약 15층 높이에 달하는 거대 시설이라 직접 들어가서 견학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었다.

 

남양 측은 이물질 제어의 핵심인 ‘건조’ 부분을 공개했다. 전체 건조 시설은 40m, 건조기 메인챔버(chamber) 높이만 20m인 MSD는 시간당 3.8톤의 조제분유 분말을 생산할 수 있다.

 

건조기의 상부(5층)를 지나 본체가 있는 3층으로 내려갔다. 3층 복도는 에어컨이 제법 춥게 가동되고 있었다. 사람도 없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본체실로 들어갔다. 사막 한 가운데 있는 듯 한 뜨거운 공기와 함께 국내 최대규모의 MSD(다중건조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본체 설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쿵!'하고 본체에서 굉음이 났다. 기계가 폭발한 줄 알았다. 본체 내벽에 정전기 등으로 붙을 지 모를 입자들을 털어내기 위해 에어해머(Air Hammer)가 벽면을 때리는 소리였다.

 

놀라는 기자들에게 서경민 품질보증팀장은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건조기는 액체상태의 분유 조제액을 약 2mm 크기의 노즐로 고압분사(170bar)하고, 180℃의 고온 열풍으로 건조한다.

 

지난 ‘이물질’ 논란 처럼 길이 2.4mm의 코딱지가 포함돼 있었다면 2mm의 노즐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고, 설사 했다 하더라도 180℃의 열풍에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바뀌었어야 했다.

 

분유 제조공정은 거대 사일로(silo)에서 시작된다. 공정 전체가 '분체 이송 자동화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외부 노출된 입구가 없다. 즉 분말 원료 자체에 이물질이 있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정 중 새로운 이물질 투입이 불가능한 구조다.

 

그렇다면 ‘공정상의 실수’로 완성된 분유 제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될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본래 '원료에 있던 이물질이 걸러지지 않고 제품에 들어간 경우'와 '분유 캔에 이물질이 붙어서 섞인 경우'다.

 

 

원료의 이물질이 걸러지지 않을 가능성을 얼마나 될까. 세종공장에서는 분말 원료를 분유로 만드는데 20번 이상의 필터링을 거치고 있다. 기본적인 살균기는 물론 자석봉이 12회 금속 물질을 걸러내고, 액상공정은 0.08mm·분말공정은 1.18mm의 필터를 7회 거쳐야 한다.

 

액체 상태의 원료가 이동하는 노즐의 크기는 앞서 설명한대로 직경 2mm다. 헤파필터로 공장 내 양압 시스템을 구축해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고 0.3마이크로미터의(μm) 입자를 99.9% 제거하고 있다. 제품이 오염될 가능성을 최소화 하기 위함이다.

 

건조된 분말(분유 분말)은 시프터(Shifter)를 통해 약 1.7mm 크기의 체로 체분되고, 이를 통과하지 못한 큰 입자는(이물질이 아니라도) 폐기된다. 이후 충진실에서 다시한번 1.18mm의 체를 통과하면 분유가 완성된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도 살아남는 이물질이 있느냐, 전처리과정상의 불량률을 묻는 질문에 서경민 팀장은 “중량 미달 혹은 과다로 리젝(reject)되는 경우는 있지만, 이물질로 인한 경우는 없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분유 캔에 이물질이 붙어있는 경우는 없을까. 남양유업은 협력업체를 통해 분유 캔을 공급받고 있다. 각각의 캔은 밀봉 포장돼 세종공장으로 들어온다. 캔은 탈자기(Demagnetizer)와 이오나이저(Ionizer) 과정을 거쳐 혹이 있을지 모를 이물을 제거한다.

 

분유를 담고 시밍(Seamming;  캔 뚜껑 덮는 과정) 후 다시 비전(Vision; 영상촬영)으로 오류를 점검한다. 마지막으로 X-ray 검사기를 통해 최종 이물 혼입 여부를 검증해야 비로소 우리가 만나는 '분유' 제품이 완성된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물보고제도를 통해 소비자가 제품에 이물질을 신고하면 행정기관에서 관련 시설을 점검하게 돼 있다. 만일 제조사가 귀책이 있다면 행정처분을 받는다. 남양유업은 “이제껏 단 한번도 이물로 인한 행정처분을 받은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남양유업은 “분유 한 통을 소비하는데 대략 5~7일 가량이 소요된다"며 "이물질 신고가 들어와 검사를 해보면 고춧가루나 수세미 철 조각 등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즉 소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이물이 혼합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남양유업의 한 관계자는 “세종공장은 해썹(HACCP) 인증과 FSSC22000, ISO22000, 중국 HACC & GMP, 세계일류상품인증, PMO 등 다양한 인증을 획득한 곳”이라며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이물질 신고율이 유난히 높다고 지적한다. 똑같은 분유 상품인데 국내에선 하루 수백건의 이물질 신고가 있는 반면 해외에서는 이물질 클레임이 거의 없다는 것.

 

또한 식약처가 진상 조사에 나서 행정처분을 하기까지 통상 20일 정도가 걸리는데, 그 동안의 이미지 타격과 손해를 고스란히 기업이 떠안는 것도 안타깝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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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기자 toda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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