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KB국민은행 노사는 총파업 사태를 막기 위해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페이밴드(호봉상한제)와 임금피크제 등의 사안에서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 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는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조합원 9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운집한 가운데 총파업을 공식 선언하고 오늘 하루 동안 경고성 파업에 들어갔다. 공식 행사 종료시간은 오후 3시다.
총파업을 진두지휘한 박홍배 위원장은 “사측이 노동조합과의 협상은 뒷전으로 하고 영업그룹대표, 지점장 등을 겁박해 조합원들의 파업참여를 방해했다”며 “이밖에 여론호도 등을 포함한 부당노동행위도 서슴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사측은 이번 파업을 직원들의 밥그릇 챙기기식 파업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직원들을 돈 때문에 파업하는 파렴치한으로 몰아세운 사측의 행태는 단지 파업을 가로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좀먹고 KB를 공멸로 이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는 “조합원들이 이 자리까지 오기까지는 결코 작지 않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직원들은 KB의 새로운 주인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업에 참가한 KB국민은행 직원 A씨도 “이번 파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파업 참여를 결정하는 게 결코 쉽지 않았다”면서 “막상 와서 보니 오기를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지난 2000년 12월 일산에서 진행된 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의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다. 노조는 오늘 파업 이후에도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오는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총파업 사태를 막지 못한 사측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전국 1058개 영업점을 정상 오픈했으며, 영업점에서 일부 업무가 제한되는 점을 감안해 총 411개의 거점점포를 운영한다.
아울러, 오늘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도 면제된다. 은행거래수수료 중 타행송금수수료 등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제증명서발급수수료 등 수신·여신 관련 수수료, 외화수표 매입 등 외화 관련 수수료가 해당된다.
또한, 가계·기업여신의 기한연장과 대출원리금 납부 등 이번 파업으로 인해 당일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업무는 연체이자 없이 처리해 고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 “총파업으로 고객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객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