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 불과 얼마전만 해도 2월 14일 ‘밸런타인 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고백하는 날’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유통업계에서 ‘밸런타인 데이’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초콧릿과 사탕 이외에 여성 속옷과 냉동식품 매출이 늘어난 데 이어 남성들의 매출 비중도 증가 추세다. 성별 구분 없이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즐기는 新밸런타인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 新밸런타인, 성별 구분 없이, 친구·연인 사이 ‘마음을 전하는 날’로 진화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6일, 밸런타인 데이에 여성 속옷 매출이 늘고 있다는 매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작년 밸런타인 데이 행사기간 중 여성 속옷의 매출 신장률이 17.8%로 확인됐다. 연간 란제리 매출 신장률인 1.6%의 10배를 훌쩍 넘은 수치였다.
같은 기간 성별로 매출을 분석해 보니, 여성보다 남성들의 여성 속옷 구매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측은 “통상 여성 속옷 구매자의 80%가 여성인데 비해, 밸런타인데이 직전 2주간은 오히려 남성 매출비중이 56.8%까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향수·명품·초콜릿 등의 밸런타인 데이 선물로 많이 활용되는 품목 역시 남성 매출 비중이 연평균을 웃돌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에 밸런타인 데이 당일인 오는 14일까지 초콜릿 행사와 더불어 여성 속옷 할인행사를 함께 진행중이다.
이마트는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관련 행사상품 중 냉동·냉장 디저트 상품 품목을 확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밸런타인 데이 관련 먹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단순히 초콜릿·캔디 등을 주고 받는 기념일을 넘어 친구·연인과 함께 파티를 즐기는 날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마트가 작년 밸런타인 행사긴(1월 31일~2월 14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냉동·냉장 디저트 매출이 2017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기간 와인 판매는 2.5배나 늘었다.
◇ 밸런타인 데이 매출 성공조건..‘설 연휴 후 & 평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특히 올해 밸런타인 데이가 “설 연휴 이후, 평일 등 ‘매출 성공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며 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밸런타인 데이의 매출은 요일과 시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것으로 알려져있다. 밸런타인 데이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나 설 연휴 등과 겹칠 경우 매출이 저조한 반면, 설 연휴가 지난 평일에 위치한 경우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16년과 2018년의 밸런타인데이는 각각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설 연휴 전날이었다. 이때 매출신장률은 -15.3%, -16.3%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2017년의 밸런타인 데이는 설 연휴 이후 화요일로, 매출신장률이 무려 32.2%를 기록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올해는 밸런타인 데이가 설 연휴 이후 평일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2017년 밸런타인 대목이 재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