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150조 원 규모 전 세계 게임 산업을 흔들고 있다. 게임 개발·유통사와 콘솔 제작사에 더해 데이터 센터를 가진 대형 IT 기업과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를 지원하는 이동통신사들까지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클라우드를 경유하는 새로운 게임 플랫폼은 데이터 서버에 게임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게이머가 게임에 접속하면 데이터 서버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유튜브 영상처럼 개인 PC와 콘솔에 띄워주는 방식이다.
게임 설치와 고성능 사양을 요구하지 않는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은 고가의 게임 장비를 구입해 즐기던 지금까지의 산업 특징을 완전히 뒤집는 개념이다. 대량의 데이터 서버를 운용할 수 있는 IT기업과 5G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구글 스타디아, 유튜브 연동과 네트워크 성능이 강점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타디아(Stadia)’를 공개했다.
스타디아는 올해 미국·캐나다·영국과 유럽 주요 국가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이 보유한 세계 각지의 데이터 센터에서 개인 TV·스마트폰·PC로 게임을 곧바로 스트리밍 해주는 방식으로 제공된다.
구글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유튜브’와 대규모 네트워킹 인프라를 강점을 내세운다.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명이 쓰는 유튜브와 스타디아를 연동해 서비스를 확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스타디아 이용자는 유튜브 링크를 클릭해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여기에 구글이 차후 공개할 게임 컨트롤러의 버튼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게임이 저장되고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할 수 있다. 피차이 CEO는 “스타디아는 초당 60프레임에 4K 선명도를 지원할 것”이라며 “초당 120프레임과 8K 수준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200여 개국에 깔린 7500개의 노드를 활용한 네트워킹으로 끊김 없이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독자적인 서버 하드웨어와 데이터 센터는 어느 누구보다도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더 강력한 컴퓨터 성능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모든 게이머가 하나의 데이터 센터를 경유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플레이하는 멀티플레이 게임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구글에 따르면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기의 제약을 없애 TV·PC·스마트폰을 옮겨가며 게임을 이어할 수 있다.
다만 구글은 스타디아가 각각의 게임을 구매하는 방식인지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 방식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출시일 역시 미공개 상태다.
약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스타디아 전용 독점 게임 콘텐츠가 부재한 것을 약점으로 꼽는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공개행사에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게임을 서비스할 예정인지 공개되지 않았다”며 “구글은 새로운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라이브러리 갖춘 지포스나우, LG유플러스가 독점 공급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CEO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2019’ 기조 연설에서 ‘지포스 나우 얼라이언스’를 공개하며 첫 협력 이동통신사로 LG유플러스와 일본 소프트뱅크를 소개했다.
특히 지포스 나우의 국내 단독 서비스 기회를 얻은 LG 유플러스는 게임 서버를 국내 데이터 센터에 설치하고 5G 스마트폰·IPTV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포스 나우’는 구글 스타디아와 동일한 클라우드 기반 게임 스트리밍 솔루션이지만 게임 ‘포트 나이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 등 500여 개의 게임 라이브러리를 갖췄다. 콘텐츠 측면에서 스타디아에 앞서있는 셈이다.
GPU 제조 기술력 세계 1위 업체인 엔비디아는 자체 GPU를 활용해 그래픽 품질에서도 스타디아보다 우수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엔비디아는 지난 2년 동안 미국·영국 등 북미와 서유럽 30만 고객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클라우드 게임은 5G 인프라를 운용하는 LG유플러스에게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클라우드 게임을 5G의 핵심 서비스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5G 네트워크가 클라우드 게임의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전무는 “클라우드 게임은 5G의 저지연 특성에 가장 부합하는 서비스”라며 “LG유플러스의 5G 기술과 엔비디아의 GPU 클라우드 기술을 결합하여 게임을 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참여 기업이 많아지며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 중인 ‘xCloud’와 플레이스테이션을 활용한 소니의 서비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십 년간 스마트폰과 앱 스토어가 대다수의 캐주얼 게임 시장을 잠식했고. 콘솔과 PC 게임 시장은 마니아들만 즐기는 공간으로 남았다”며 “영상과 음악 산업이 클라우드 스트리밍과 구독 지불을 채택했던 것처럼 변화를 떠안게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