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인더뉴스>의 청춘 독자들께 촌철살인 언론사 취업팁을 전합니다. [편집자주]
[아랑카페 운영자] 수습기자 시절 “우리 회사의 메시가 되겠다”고 말했다가 난감해졌던 후배가 있었다. 수험생 시절 건너 듣기로 언론사에서, 그것도 기자들끼리는 축구가 중요하고, 매년 축구대회도 있다고 해서 “축구를 잘한다”고 말했는데 회사 선배들의 기대가 생각보다 너무 컸던 것. 1~2년 선배들은 물론이고, 나이가 지긋한 부장, 부국장들까지도 관심을 보이니 부담 백배였다. 그는 결국 “메시는 아니고 용병 정도”라고 한 발 물러서야 했다.
축구는 기자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운동 중 하나다. 매년 5월에는 한국기자협회 축구대회가 열린다. 언론계의 월드컵 수준으로 관심이 높다. 정작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데 말이다. 사세가 비교가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부 회사에서는 매년 새 축구화와 유니폼을 지급하기도 하고, 어떤 회사에서는 자사의 신규 서비스를 유니폼에 새긴 사례도 있었다. 어떤 언론사는 회장이 경기장을 찾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축구말고도 몇 가지 대회가 더 있다. 편집기자협회는 매년 농구대회를 개최한다. 올해에는 6월 21일에 대회가 열린다. 미디어오늘배 족구대회에는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많은 언론인들이 참가한다.
사견으로는, 언론인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스트레스를 풀 곳이 따로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일 치열하게 취재하고,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일상이다보니, 다 함께 웃고 떠들 공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또한 바쁜 취재 현장을 잠시 접고, 회사 선배들과 함께 응원하고 또 같이 점심 식사를 하는 것이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이들 스포츠는 업무에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 물론 축구를 잘 한다면 입사 후 선배들로부터 이쁨을 받겠지만, 입사에 결정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업무에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특기도 있다. 가장 먼저 외국어를 들 수 있다. 어정쩡한 영어 실력은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꽤 잘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많은 언론고시생들이 토익 점수는 있지만 정작 영어 인터뷰 하나 변변히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
제2외국어라면 더 큰 메리트가 된다. 프랑스어나 독일어, 아랍어 등을 잘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특히 특수언어의 경우 잘 하지 못하더라도, 일상 회화 정도만 하더라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존경하는 한 선배는 프랑스어로 통증2009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소설가 장마리 구스타브 르 클레지오 교수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기사를 보는 독자들도 해당 매체에 대해 저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SPSS 같은 통계 패키지를 잘 다룬다던가, 영상 편집에 감각이 있는 등 특별한 재능이 있다면 언론인이 되는데 조금은 가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탐사보도가 중요시 되는 때에는 전산 능력이 또 다른 쓰임새로 각광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특기들 역시, 언론인의 기본기를 잘 갖추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아나운서 지망생이 발음이 샌다거나, 기자 지망생이 숫기가 없어 취재하는데 애를 먹는다면, 감점 요인이 되지 않을 수 없다. PD지망생에게 요구되는 창의력이나 영상에 대한 감각 역시 마찬가지다. 글쓰기는 전 직종 공통이다. 따라서 괜히 특기를 만든다면서 글쓰기 연습을 게을리하는 우를 범해서는 곤란하다.
영원한 정답도, 오답도 아닌 특기가 있다. 다름 아닌 ‘술을 잘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언론사의 입사 지원서에는 주량을 작성하는 칸이 있었을 정도다. 지금도 상당수 여기자들은 꽤 센 주량을 보이기도 할 정도다. 남기자 역시 주량이 센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술은 너무 잘하더라도 오히려 업무에 해가 될 때도 있다. 다들 한 잔 하자면서 “네가 술이 세다고? 한 잔 하자”는 선배들의 권유에 힘들어 할지도 모른다. 술은 적절히 즐기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