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은정 인턴기자] 인턴기자를 시작한지 2주째. 보도자료 작성은 점점 익숙해지는 것 같다. 아마 보도자료는 어느 정도 기사형식을 갖추고 있어서 적응하기에 수월하지 않나 싶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는 보험 상품에 관한 취재를 맡게 됐다. 순간 머릿속에 ‘취재’라는 글자가 둥실 떠올랐다. 지난주에 경험했던 첫 번째 전화취재의 기억을 떠올리며 애써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사실 취재를 위한 질문은 간단했다. 새로 출시된 보험 상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것이었다. 최대한 꼼꼼하게 작성한 질문지를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신호음이 몇 번 울리자 전화기 건너에서 “여보세요”란 음성이 들렸다. 순간 긴장했던 마음이 더 쪼그라들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려고 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의 목소리가 영 개운하지가 않았다.
‘어머 어떡해. 내가 초짜인 걸 알았나봐.’ 경험이 많지 않은 인턴기자의 미숙함 때문인가 싶었다. 하지만 심장을 더욱 쫄깃하게 만든 것은 “이런 것에 굳이 왜 의문을 가지시느냐”는 취재원의 말 한 마디였다.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심장이 두근거려 말을 이어 나가지 못했다. ‘난 그저 보도자료 중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물었을 뿐인데. 사실 확인이 필요했을 뿐인데….’ 왠지 불필요한 일을 물어보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 통화 내용을 정리해보니 취재원으로부터 나온 대답은 모두 ‘애매모호’한 것들이었다. 질문방식이 미숙했던 인턴기자의 탓이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질문에 대해 방어적으로 대답한 취재원도 한몫을 했을 것 같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느 정도 답은 나온다. ‘상대는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홍보팀 직원이다.’, ‘나 말고도 이것저것 물어보는 기자들이 많을 거야.’ 등등…. 그러고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새로 출시한 상품의 장점을 알릴 수 있는 내용이라면 좀 더 자세하게 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진정, 피(Public)할 것은 피하고, 알(Relations)릴 것은 알리는 것만이 홍보인 것일까.
며칠이 지난 일이지만 여전히 그 느낌은 생생하다. 또 ‘사소한 질문을 너무 진지하게 물어본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아마 인턴을 하는 내내 사소한 질문은 계속될지도 모른다.
작은 질문이라도 어떻게 하면 취재원이 잘 대답해 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남은 6주간의 인턴기간 동안 내가 풀어야할 숙제가 아닐까 싶다. 그 때쯤은 ‘진짜(?) 기자’를 꿈꿀 수 있는 유연함이 몸에 배기를 바라본다. 내가 욕심이 너무 많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