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부장은 곧 대표.’
최근 The-K손해보험의 새로운 수장이 선임됐다. 새 대표이사의 이력을 보면 다소 특이한 점이 있다. ‘부장 출신 대표’라는 게 바로 그것이다. 통상 회사의 대표는 내부에서 발탁하든 외부에서 영입하든 ‘임원’ 출신이 맡기 마련.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The-K손보는 최근 한국교직원공제회의 보험사업부장을 역임한 황수영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종합손해보험사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The-K손보는 공제회가 전액 출자한 보험사다. 지난 2003년 교원나라자동차보험 ‘에듀카’ 사업을 개시할 당시 1대 대표이사로 공제회 출신 박영보 사장이 The-K손보를 맡았다. 이후로 지금까지 공제회 출신 인사가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특이한 것은 이 회사의 대표이사 대부분이 공제회에서 부장을 역임했다는 점이다. 박영보 전 대표이사를 비롯해 문경모 전 대표이사도 사장자리에 오르기 전 공제회에서 보험사업부 부장을 역임했다. 황수연 대표도 직전까지 보험사업부장으로 재직했다.
The-K손보 관계자는 “1대 박영보 사장님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공제회에서 대표이사가 내려왔다”며 “모회사의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가)선임되니 공제회 출신이 맡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공제회는 The-K손보의 모회사로, 금융지주 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4대 금융지주 아래에 있는 보험 회사들의 대표이사들도 수대째 은행 출신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NH농협금융으로 편입된 우리아비바생명 김용복 대표이사는 농협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도 신한은행 출신이며,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도 한미은행 출신으로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하다가 보험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The-K손보의 사장 선임방식이 이례적이라는 시각은 여전하다. 금융지주 산하 보험사에서는 은행의 부행장이나 지주의 부사장 등 임원급이 사장이 되는데, The-K손보는 ‘부장(비상근 이사)’이 대표이사로 신분이 급상승하기 때문이다.
실제, 1958년생으로 50대 후반인 황수영 신임 대표이사는 지난 1990년에 한국교직원공제회에 입사했다. 나이나 경력 상으로는 웬만한 회사의 임원급 이상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보험사업부장(비상근 이사)을 역임한 시기는 2012년 9월로, 2년이 채 안 된다.
이와 관련, The-K손보 관계자는 “공제회의 1급 부장은 비상근 이사로, 실제 임원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경력이나 나이면에서 일반 회사의 임원급과 비슷하다”면서 “그 전의 사장들도 부장으로 역임하다가 대표이사로 오셨고, 별다른 무리 없이 회사를 이끌어 왔다”고 설명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그 회사(The-K손보)가 부장을 발탁해 사장으로 진급을 시킨다는 건 잘 모르고 있었다”며 “회사 내부의 상황에 따라서 인사를 하는 것이겠지만, 이채로워 보이는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