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자영 기자] 출근 3주차, 아직도 심장을 졸이며 취재 전화를 건다. 자연스럽고 말쑥한 취재는 언제쯤 가능할까. 매일 다른 취재 아이템을 공부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번 한주는 ‘리드’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리드.’ 너 대체 뭐니?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리드’는 ‘앞장서서 남을 이끎’이라고 나와 있다. 특히 ‘『언어』신문의 기사, 논설 따위에서 본문의 맨 앞에 그 요지를 추려서 쓴 짧은 문장’이라고 정의돼 있다.
즉, 기사의 본문 첫 머리를 뜻한다. 방송 뉴스의 경우 앵커 멘트가 그 역할을 한다 한다. 기자는 물론 홍보를 하는 사람들도 리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을 터.
공들여 작성해 놓은 기사에 “리드가 어디갔냐”고 꾸지람을 들었다. 나름 심사숙고해 썼던 리드도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혼이 났던 기사는 <천안 부탄가스폭발 공장, 660억 규모 보험가입>이다.
내가 작성한 리드 문장은 “지난 18일, (주)태양 천안공장의 부탄가스 폭발사고로 공장건물 28개 동 가운데 8개 동의 불타며 필수 생산라인이 멈췄다. 사고가 휴일에 일어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였다.
‘660억 상당의 보험에 가입됐다’는 문장을 두 번째 문단에 배치하고 나서 반복을 피하려고 사건을 설명했다. 초짜 기자의 엉뚱한 접근이었다. ‘제멋대로, 자의적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선배의 꾸지람이 마음을 찔렀다. 서러운 마음을 꾹 눌러 넣고 선배의 가르침을 메모장에 적고 머리에 새겼다.
사실 나의 경우만 봐도 기사 전문을 읽을 여유가 없을 때 첫 문단만 파악하고 지면을 넘긴다. 그렇다. 리드에는 기사의 핵심을 담아야 한다. 군더더기 미사여구나 불필요한 정보는 제외하고 ‘나는 기사다’라는 인상을 강렬하게 남겨야 하는 것이다.
리드의 역할과 성질에 대해 이해했지만, 그 후로도 리드를 작성하는 것은 너무 어려웠다. 기사 제목도 완벽히 소화 못 하는 초짜에게 ‘리드’는 또 다른 시련이자 나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민낯 같았다.
글은 길게 늘여 쓰는 것보다 간단하게 압축·요약하는 것이 더 어려운 법.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140자 트위터에 주워담으려고 요리조리 고민했던 순간을 대부분 기억할 것이다.
지금은 한주 내내 나를 괴롭힌 리드에 정을 붙이고 있다. 기사의 본문을 작성하는 시간과 리드를 작성하는 시간이 비등비등하다. 그만큼 많은 시간과 애정을 쏟아 붓고 있다. ‘청출어람’의 그 날을 기대하며, 여러 기사를 유심히 읽고 익히는 중이다.
앞으로 잘 지내봐요. ‘리드 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