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생명의 온라인보험 담당 임직원 2명이 중국 중안온라인보험(Zhong An Online Insurance, 이하 중안보험)을 방문했다.(본지 1월19일자 <미래에셋생명이 ‘중국 중안보험’ 찾은 까닭은> 기사 참조)
흥미로운 건 미래에셋생명은 생명보험사이고, 중안보험은 손해보험사라는 점이다. 방문 목적도 이채롭기는 마찬가지. 상호협력 체결이나 투자협정 체결 등의 비즈니스를 위한 공식적인 만남이 아니라 ‘벤치마킹을 위한 견학’이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은 주력 상품이나 사업의 성격이 서로 다른 별개의 업권이다. 그런데도, 미래에셋생명이 자비를 들여서 ‘견학’을 하러 갔던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내리자면, 답은 간단하다. 중안보험은 상품개발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핀테크를 가장 적절히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고, 어깨너머로나마 이를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안보험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언더라이팅(인수 심사)과 보험금 청구를 모두 자동화시켰다. 또 정밀한 손해율 산출에 기반한 리스크 관리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이런 점들이 핀테크 1위 보험사의 자리를 차지하는 데 주요한 요인이 됐다.
고객들의 니즈를 다양하게 반영한 생활밀착형 상품도 주목받고 있다. 중안보험은 배상책임·보증보험 등 기존의 보험상품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과정에서 필요한 인터넷결제 안전보험, 가상통화 보증보험 등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견학을 다녀온 미래에셋생명의 관계자도 중안보험의 생활밀착형 상품들을 매우 인상적으로 봤다고 전했다.
중국 온라인보험의 성장에 대해 우리 보험 업계의 속내는 복잡하다. 일각에서는 개인정보에 대한 느슨한 규제가 성장의 배경이라며 의미를 축소한다. 이들은 한국에 진출하더라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중안보험은 보험 가입 대상이 되는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이고도 자세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중국에 진출한 한국 보험사들과 마찬가지로 규제가 강한 우리나라의 진입장벽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의 눈빛을 띄는 곳들도 있다. 온라인보험은 별도의 영업조직이나 보상인력을 구축하지 않아도 돼 한국 진입이 수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국내 손보사가 중안보험과 손을 맞잡고, 중국 현지에서 판매되는 상품을 국내에 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중국 보험 산업이 강력해 지고 있고, 우리 보험산업에 끼칠 영향은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것이 시작이었고, 미래에셋생명이 중안보험의 견학에 나선 것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샤오미니 화웨이니 하는 중국산 스마트폰이 한국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이럴 때에는 삼성과 LG 등 국산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함께 읽게 된다.
‘중국산 보험상품들이 국내에서 쏟아질 때에도 비슷한 류의 기사를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건 오지랖 넓은 보험 담당 기자의 기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