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5월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후보들이 일자리 정책에 대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남여 근로자의 임금차별을 줄여 양성 불평등을 해소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남여 임금 격차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1위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평균적으로 37%정도 임금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의 남여 임직원의 평균 급여 차이가 가장 심한 곳은 어느 기업일까? 한 번 살펴봤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식품업계의 남여 직원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곳은 농심이었다. 이어 남양유업과 SPC삼립이 임금 격차가 큰 기업으로 농심의 뒤를 이었다. 반대로 남여 직원의 임금 차이가 가장 작은 곳은 제일제당과 삼양식품, 빙그레 순이다.
농심은 작년 기준으로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6214만원으로, 여성 직원(3407만원)보다 2807만원 정도 많아 업계에서 가장 많은 차이를 보였다. 다만, 농심의 평균 급여 공시는 관리직과 생산직 임직원을 모두 포함해 산출한 금액이다. 이 때문에 다른 식품기업(관리직 기준)과 약간 차이가 날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공시에 나온 임직원 1인 평균 연봉은 관리직과 생산직을 합친 규모다”면서 “여성 임직원 비율이 높은 편인데, 생산직에 종사하는 직원 중 여성의 경우 임금이 낮은 편이어서 그것까지 반영돼다보니 1인 평균 급여가 남성과 비교했을 때 낮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관리직 기준)의 경우 남성은 평균적으로 4645만원을 수령했지만, 여성은 2107만원으로 2538만원 가량 적게 받았다. 이 때문에 농심을 제외하고, 관리직 기준으로 보면 남양유업이 업계 중 남여 직원의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SPC삼립도 사무직의 남여 임직원의 임금 차이가 큰 편이다. 남성 직원 평균 급여는 6361만원으로 여성(3862만원)직원보다 2499만원 많아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다. 반면, 생산직 기준으로 남성 직원은 4140만원을 수령하고, 여성 직원은 3848만원으로 3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SPC관계자는 “사무직 중에서 마케팅이나 영업부서 등에 젊은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연차가 대부분 낮다“면서 “연차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기 때문에 평균 급여 차이가 나는 것인데, 생산직의 경우 남여 직원의 평균 급여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뚜기와 오리온의 경우 남여 임금이 2000만원정도 차이를 보였다. 오뚜기의 남성 직원 평균 급여는 4900만원, 여성 직원은 2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오리온은 남성과 여성 직원은 각각 6000만원과 4000만원 가량 수령했다. 동원 F&B의 경우 남성(5104만원)과 여성(3176만원) 직원의 임금 격차가 1928만원으로 나타났다.
대상과 해태제과는 남여 직원의 임금 차이가 1800만원 가량 됐고, 매일유업이 1589만원, 롯데푸드가 1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당수의 식품업계 남여 임직원의 임금 격차가 1000만원 이상 나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 임직원의 평균 급여 차이가 가장 작은 곳은 CJ제일제당이었다. 남성 직원은 평균 5800만원을 수령했고, 여성의 수령 금액은 5100만원으로 700만원 가량 차이를 보였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회사에 경력직 비중이 큰 편인 데다, 여성 직원 비율이 절반 가량으로 높은 편이다”며 ”특히 연구소의 경우 고학력자인 여성 연구직원이 많아 자연스레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양식품과 빙그레도 남여 임직원의 임금 차이가 각각 803만원과 949만원으로 공시돼 다른 기업에 비해 격차가 작은 편이었다. 빙그레 관계자는 ”회사의 근속연수가 긴 편이어서 연차가 높은 여성 직원의 급여가 올라가 상대적으로 차이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제과의 경우 남성과 여성 임직원의 급여를 따로 공시하지 않아 임금 격차를 알 수 없었다. 이와 관련 롯데제과는 “임금을 구분해서 공시할 의무는 없기 때문에 남성과 여성 직원의 급여를 모두 합쳐 평균으로 낸 금액으로 남여 직원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