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롯데가 결국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들을 처분에 나선다. 그동안 롯데마트는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으로 지난 3월부터 문을 닫은 상태다. 최근 롯데마트가 중국 매장 점포 효율화 작업에 착수하면서 사실상 중국 시장 철수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최근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매장 처분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마트의 중국법인은 현재 정확한 매각 범위를 조율하고 있다. 다만, 사드보복으로 영업정지가 장기화된 만큼 중국 내 매장 전체를 파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지만 (사드 보복으로) 어렵게 됐다”며 “매각 절차를 밟고 있으며, (중국 내) 모든 매장을 매각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롯데 측은 롯데마트의 중국 시장 철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왔다.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사드 문제가 몇 달안에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 중국 투자를 철회할 계획은 없다”며 중국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사드 보복이 지속되던 지난 4월 신 회장은 외신과의 연이은 인터뷰에서 사드 부지 제공과 롯데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신 회장은 “(정부 요청으로)어쩔 수 없이 (롯데가)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며 “중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지속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사드보복으로 영업정지 상태가 6개월이 넘도록 지속되면서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최근 들어 “향후 중국 롯데마트 사업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 등은 검토할 수 있다”며 기존 입장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중국 롯데마트는 지난 3월부터 112개 점포 중 87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영업 중인 점포의 경우도 매출이 작년보다 80%가량 감소해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이후 6개월이 넘도록 이어지는 사드 보복으로 롯데마트의 피해액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말 증자와 차입으로 36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투입했다. 최근에는 3400억 규모의 추가 운영 자금을 확보해 연말까지 버틸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국 롯데마트 영업중지로 올해 연말까지 피해액 규모가 약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막대한 손실이 우려돼 왔다.
롯데그룹이 중국 내 모든 계열사의 철수 혹은 매각을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이 2008년부터 3조원을 들여 추진해온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 공사도 사드 여파로 지난해 12월 중단돼 재개를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1994년 중국에 첫 진출한 이후 10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현재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120여개 사업장, 2만 6000여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