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정재혁·조은지·박한나 기자] 열흘 동안 달콤했던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왔다. 긴 연휴 기간 동안 은행 창구와 보험 갱신 등 금융업무가 일제히 중단됐고, 추석 음식 장만으로 백화점과 마트 등도 한산했다. 공백이 길었던 만큼 이른바 '연휴 후유증'에 벗어나기 위해 곳곳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은행 창구는 고객들로 북새통..보험사, 밀린 사고처리로 분주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은 연휴 이후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 업무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은행의 경우 열흘 동안 은행을 방문하지 못 했던 고객들이 일시에 몰리면서 고객 응대 업무가 평소보다 크게 늘어났다.
현재 각 은행에서는 고객 응대 업무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창구에서 고객의 일을 처리하는 양이 많아지면서 내부 회의는 자연스레 줄었다고.
한 시중은행 지점 직원은 “고객 응대가 최우선이다보니 평소에 자주 있는 회의가 줄었다”며 “바쁘긴 하지만 (회의가 줄어)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도 연휴 기간 동안 쌓아둔 일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이다.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보상 직원들은 긴 연휴에 발생한 사고 처리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정신 없다는 전언. 추석을 맞이해 차량이 대거 이동한 탓에 평소보다 사고량 많기 때문이다.
한 대형 손보사 보상 담당자는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밀려 있어서 연휴 마지막 날은 자진 반납하고 출근했다”면서 “원래 월초에는 야근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이번주는 야근을 반드시 해야만 다른 업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고 토로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 10일 오후 이른 시간 때부터 삼성화재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홈페이지의 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던 것. 회사 관계자는 "연휴가 끝난 다음날 한꺼번에 너무 많은 접속자가 몰려서 불편을 드리게 됐다"며 "다음부터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보험사의 경우 연휴 직후 콜센터 문의 전화가 평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콜센터 전화가 평소에 비해 많긴 했지만, 업무 자체는 평소와 비슷하게 돌아가는 편”이라고 말했다.
◇ 유통업체, 명절 증후군 극복 마케팅 ‘후끈’
유통업체는 명절 기간 각종 기름진 음식으로 살찐 '명절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한 마케팅으로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다이어트 고객 등을 타깃으로 식품업계는 저칼로리 제품으로, 마트는 홈트레이닝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와 손잡고 여성 피트니스 용품을 단독 출시했다. 집에서 간편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 요가매트, 요가블럭, 헬스장갑, 스트레칭밴드, 짐볼, 폼롤러, 아령 등 24종이다. 가격은 기존 시중 브랜드 피트니스 용품 대비 평균 10%가량 저렴하게 책정했다.
이승규 홈플러스 레저스포츠 바이어는 “피트니스 용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위해 휠라의 엄선된 디자인과 품질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보다 실속 있게 낮춘 단독 상품을 기획했다”며 “긴 명절 과식과 운동부족 등으로 망가진 몸매와 건강을 회복하려는 고객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는 연휴 기간 체중이 불어난 고객을 위해 무지방 우유와 닭가슴살 등 다이어트 제품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몸 속 영양 손실을 방지하면서 지방함량이 0인 저칼로리 우유와 한 봉지에 125kal인 닭가슴살 육포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밖에 단맛을 내면서 열량은 제로인 액상당도 다이어트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약사 영업직원들도 긴 연휴 이후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번과 같이 연휴가 길 경우 약 판매 후 수금하는 날짜가 줄어 하루에 돌아야 할 거래처 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평소 수금할 수 있는 날이 20일이었다면, 이 달의 경우 수금일이 10일로 줄어드는 것이다.
한 제약사 영업 담당자는 “영업 수금일이 줄어들면 그 기간안에 약을 판매하는 거래처를 모두 돌아야해 일정이 빠듯하다”면서 “우스갯소리로 제약사 영업직원들의 명절 증후군은 명절이 끝나고도 한 달동안 지속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