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어제 저녁 7시부터 기다렸으니, 꼬박 15시간을 보낸거네요. 피곤하지만 원하던 롱패딩을 1번으로 살 수 있으니 기뻐요. 패딩은 블랙으로 사려고 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롱패딩을 사기 위해 경기도 일산에서 온 이선우 씨는 서울 잠실역에서 밤을 꼬박 지새웠다. 어머니와 함께 전날 저녁 7시경 잠실역에 도착해 그때부터 기다림이 시작됐다. 이 씨가 도착한 이후 잠실역에는 평창 롱패딩을 사기 위해 하나 둘씩 모였고, 새벽 3시 이미 1000명을 넘어섰다.
이른바 ‘등골브레이커‘로 불리는 고가 브랜드 롱패딩 사이에서 '가성비 갑'인 평창 롱패딩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롯데백화점이 판매 중인 롱패딩은 어른용 14만 9000원으로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22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에비뉴엘, 영등포점, 평촌점, 김포공항점에서 판매한다.
오전 8시 잠실역은 이미 약 14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은 총 3그룹으로 나눠 기다리고 있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그룹은 약 400여명 규모로 롯데월드타워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왼쪽편에 대기하고 있었고, 두번째 그룹은 600여명 규모로 가운데, 나머지는 그 옆으로 줄을 길게 늘어섰다.
이 날 롯데백화점측이 준비한 롱패딩 물량은 총 1000장. 백화점측은 대기인원을 확인하기 위해 새벽 4시쯤 핫팩 1000개를 준비해 나눠줬다. 오전 6시 준비한 1000개를 모두 나눠주면서 바리게이트를 쳤다. 하지만 바리게이트 넘어서 대기자들이 점차 늘어났다.
서울 용산에서 온 김민호씨는 “앞에 1000명의 대기자가 있다하더라도 사이즈가 없어서 못사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서 기다리고 있다”며 “바로 앞에서 준비된 핫팩 1000개가 모두 소진돼 아깝긴 하지만, 일단 좀 더 기다려서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기장 곳곳엔 안전요원과 롯데백화점 스태프들이 배치돼 있었다. 오전 9시가 되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대기장 한 곳에선 백화점 관계자와 대기자 간의 작은 실랑이도 벌어졌다. 당일 준비된 수량인 1000장에 맞춰 입장 가능인원을 100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
오전 8시 30분쯤 백화점 측이 “롱패딩 수량이 남더라도 입장은 1000명까지만 가능하다“고 공지하면서 뒤늦게 줄을 선 대기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경기도 분당에서 온 김은비씨는 “혹시나하는 마음에서 2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입장도 못한다고 하니 너무하지 않나”고 성토했다.
경기도 하남에서 온 박성진씨도 “평창 롱패딩을 온라인스토어에서 판매하면 이렇게 밤새 지하철역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지 않느냐”면서 “편하게 온라인으로 살 수 있으면 좋은데, 백화점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니 밤새 기다리는 일이 발생해 비효율적이다”고 불만을 쏟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많은 인원이 몰리자 롯데백화점측은 일찌감치 '평창 롱패딩 선착순 종료'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롱패딩을 사기 위해 뒤늦게 도착한 일부 사람들은 안내문을 재차 확인하더니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롯데백화점이 전날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 미리 공지한 대기표 배포 시간(9시)이 다가오자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가장 선두그룹인 1~200명은 롯데 에비뉴엘로 입장했다. 1번과 2번의 주인공은 60대 어머니와 동행한 이선우 씨였다. 이어 신촌에서 온 대기자가 3번 표를 받아 기다렸다.
이선우 씨는 “밤새 기다리고 줄을 서서 현재 매우 피곤한 상태지만, 원하는 롱패딩을 살 수 있어서 좋다”며 “어머니와 함께 블랙 S사이즈를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평창 롱패딩은 백화점 개장 시간인 오전 10시 30분에 맞춰 판매를 시작했다. 오는 30일 잠실점 에비뉴엘은 마지막으로 남은 수량을 판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