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두 번째 코너.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아나운서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떨어졌고, 어떻게 탈락의 아픔을 극복했을까요. 사람전문 매체 <인더뉴스>에서 들려드립니다. 새롭게 투입된 이은정 인턴기자가 함께 합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이은정 인턴기자] “오프라 윈프리의 ‘모든 경험은 아름답다’는 말을 좋아해요. 새로운 경험은 두렵지만, 큰 도움이 되리라 믿고 있어요. 그런 마음 가짐으로 아나운서도 된 것 같아요. 하핫.”
차가운 이미지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는 사람치고는 너무나 따스했다고 할까. 시원한 성격만큼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으로 아나운서의 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안보라 앵커. 실패는 잊고 자신을 믿고 꿈을 향해 달려가라는 조언을 통해 후배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긴 그녀를 만났다. 안 앵커는 YTN에서 아침 7~9시 방영 ‘뉴스 오늘’의 앵커를 맡고 있다. 8년차 아나운서인 그녀는 여수MBC를 거쳐 YTN에서 활약하고 있다.
- 아나운서는 언제부터 꿈을 키웠나. 지금은 포기했지만, 나 역시 어릴적 꿈은 아나운서였다.
“어릴 때 시골에 살아서 막연히 TV에 나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본격적으로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게 된 시기는 대학교 때 언론을 전공하면서부터다. 말하고 진행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좋아했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것도 거리낌이 없었다. 다양한 방송 경험을 통해 아나운서의 매력을 알게 돼 준비하게 됐다.”
- 학창시절에는 어떤 사람이었나.
“욕심 많은 ‘열정생’이었다. 특출난 우등생 친구들을 따라잡기 위해 두세 배 노력했다. 방송에 뜻을 두고 있어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에 진학했다. 재학 중에 인턴기자로 일을 했었지만 나와는 조금 맞지 않아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게 됐다.”
- 아나운서가 되려면 평소 연습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평소 아나운서의 멘트를 녹음해서 듣고 따라 해보며 연습을 했다. 24시간 카메라가 나를 촬영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생활 태도나 말투에 신경을 쓰며 행동했다.”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적이 없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매일 작문 1편, 논술 1편씩을 쓰고 잤다. 회식 등의 일정이 있어도 거르지 않고 1년간 꾸준히 준비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필기시험에서 예상치 못한 주제가 나올 때가 많은데 시험 당일 완성도 높은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 자신이 예전에 직접 써봤던 글과 생각에서부터 좋은 글이 나오기 때문에 필기시험의 경우 많은 소재를 미리 다뤄보는 것이 좋다. 항상 뉴스를 접하고 세상의 일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단지 읽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입 밖으로 꺼내보며 자신의 말로 만들어야 한다.”
- 많은 학생들은 1차 카메라테스트에서 떨어진다.
“1차 카테 시험장에는 얼굴, 몸매, 진행력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지원자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다. 이 때문에 스스로 주눅들지 않는 것이 먼저다. ‘내가 최고다’라는 마음을 갖고 시험에 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면접은 어떻게 준비했나.
“평상시 연습했던 즉석 스피치가 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식당에 가서 친구들이 “보라야, 앞에 있는 음식을 표현해봐”라고 질문하면 대답을 하는 형식이다. 요즘은 학원에만 의지해 연습하는 친구들을 볼 수 있는데, 실생활에서도 항상 방송을 한다고 생각하며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
- 떨어진 언론사 중 가장 아까웠던 곳은 어디인가.
“아무래도 KBS가 아닐까 싶다. 합격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방송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경험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어떻게 떨어졌나.
“당시에는 대학생이었고 첫 시험이었지만 꽤 좋은 결과를 얻었다. 끝내 최종합격하지 못 했던 것은 당시 내 본연의 모습과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현직 아나운서의 모습을 따라하며, 뭐든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했었다. 입사를 해서 보니 방송사 선배들이 신입사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말 방송을 할 만한 역량과 업무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 자신만의 합격 비결은.
“여수 MBC에 입사한 뒤 사장님은 나의 눈빛이 정말 인상적이어서 뽑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알겠지만 내 성격은 굉장히 털털한 편이다(웃음). 그 때 나는 25살이었고 내 나이에서 보기 힘든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이 어필했던 것 같다.
때로는 나의 털털한 성격이 독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나 자신이 아닌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합격하지 못했다면 자신의 실력 부족을 탓하기보다, 나의 성향과 그 회사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실제로도 그렇고.”
- 합격까지의 어려움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했나.
“‘내가 정말 될 수 있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이 컸다. 취업이 힘들다 보니 정말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떨어질 때에 많이 혼란스럽고 어려웠지만 항상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 자신이 해온 노력에 대해 떳떳하다면 이전의 인생에 대해 차근차근 되짚어 보는 것은 좋지만, 후회는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 다시 현업 이야기로 돌아와서. 하루 일과가 보통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출근을 하고 조간신문 7개를 보며 주요 기사를 선택해 멘트를 쓴다. 아침 7시에 시작하지만 보도채널인 만큼 일찍부터 준비가 이루어져야 해서 사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출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방송을 마치고 10시쯤 퇴근을 하면 운동도 하면서 휴식 시간을 갖다가 오후부터는 다음 날 뉴스에서 보도할 아이템 회의를 한다. 아이템이 선정되면 앵커들은 해당 이슈에 대한 기사나 정보를 보며 준비를 하고 새벽 방송을 위해 일찍 잠이 든다.”
- 힘든 점이 있다면.
“새벽에 일한다는 점 아닐까. 아침 방송을 하고 오전 10시에 퇴근을 하다 보니 간혹 부러워하는 친구들이 있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생활 패턴으로 지내다 보니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부분이 가끔 힘들 때가 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방송 위주의 생활 패턴은 방송하는 사람들의 숙명인 것 같다. 생활의 중심은 나 자신이 아니라 방송 그 자체다.”
-자기 계발을 위해 현재 하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다. 생방송 스트레스는 취미로 푼다. 꽃꽂이와 베이킹을 즐겨한다.”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멋진 방송 지망생은 많지만, 채용 인원은 워낙 적다. 성공의 기쁨보다는 실패의 쓴 고배만 마시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패배감에 매몰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방송인 선배들은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후배와 일하길 원한다. 하지만 거듭해서 합격하지 못한 지원자들은 자신감, 자존감이 떨어져 위축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계속 도전할 마음이라면 패배감은 버리고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해 나간다면 그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수=언론인을 꿈꾸는 카페 ‘아랑’ 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