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경기불황과 저금리 기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일본·동남아 국가나 경제적으로 밀접한 미국보다는 영국과 독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영국 런던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지역의 같은 빌딩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있다.
먼저 영국 런던의 시티지역에 위치한 서티 크라운 플레이스 빌딩에는 국내 보험사들이 총 3000억원을 공동 투자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해상이 사모펀드형태로 적게는 200억원부터 많게는 6000여억원 규모로 간접 투자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은 영국 런던의 한 빌딩에 각각 2500억~30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또, 교보생명과 현대해상, LIG손해보험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갈릴레오 오피스 빌딩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유독 영국과 독일같은 서유럽국가에 있는 빌딩에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부동산 규제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의 신용이 좋아 상대적으로 진입이 쉽기 때문. 무엇보다도 안전성과 수익성 모두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투자는 건물 임차인에 따라서 투자여부를 결정하는데, 서유럽 같은 경우 신용이 좋은 편이다”며 “보통 30~40년차의 장기임차 형태로 입주한 회사들의 신용등급이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같은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리스크가 있다”며 “영국과 독일 등 서유럽의 경우, 투자 과정이 투명한 데다 사무실 임대료가 높아 수익 투자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물론, 서유럽이 아닌 지역에서 부동산에 투자한 보험사도 있다. 현대해상은 미국 시카고에 400여억원을, 워싱턴에 230여억원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하지만, 영국과 독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좋지 않다고.
현대해상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시카고와 워싱턴에 투자한 빌딩에는 유명한 컨설팅회사와 글로벌회사들이 입주해 있어 수익성이 좋아 다행”이라면서도 “미국은 땅이 넓어 지역마다 부동산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투자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아예 다른 방식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이 회사는 7500억원을 투입, 중국 북경시에 높이 260m 지상 57층(지하 6층), 연면적16만7500㎡의 규모의 신축빌딩을 오는 2016년에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