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ribution 유통

“너가 왜 여기서 나와?” 대형마트 내 다이소, 알고 보니 공생전략

Tuesday, August 20, 2024, 09:08:20 크게보기

생활용품점 다이소, 전국 마트 3사 160여곳 입점
'식품 강화' 마트, 2030 인기 다이소 경쟁력 접목
다이소는 타유통사 인프라 활용..향후 입점 확대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말미잘과 흰동가리는 자연에서 독특한 관계를 형성합니다. 말미잘은 독이 있는 촉수로 흰동가리의 천적을 쫓아냅니다. 흰동가리는 말미잘의 먹이 사냥과 촉수의 청결을 돕습니다. 서로에게 이득이 될 것 같지 않은 이들은 공생관계를 통해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합니다. 대형마트와 다이소의 전략이 이와 유사합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 다이소가 '샵인샵' 형태로 입점하고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전국 매장 155개 중 18곳(12%)에, 홈플러스는 전국 135개 매장 중 38%인 51개점에 다이소 매장이 들어섰습니다. 롯데마트는 전체 매장 111개 중 85%에 다이소가 입점해 3사 중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대형마트(할인점)의 사전적 의미는 식료품,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소매점을 말합니다. 다이소는 국내 대표 생활용품 전문점입니다. 두 기업의 협업은 표면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생활용품'이라는 주력 품목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근 대형마트의 기조 변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2010년대 초중반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온라인 쇼핑 대중화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발달했고 대형마트들도 잇따라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며 온라인 사업을 강화했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호텔, 애완동물 용품점 등 유통업 이외 신사업 진출도 활발했습니다.

 

이후 코로나19를 거쳐 쿠팡-네이버 2강으로 국내 이커머스가 재편되며 경쟁사들의 존재감은 희미해졌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MZ세대 부상으로 소비의 무게추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갔습니다. 편의점은 전국 5만개가 넘는 접근성을 바탕으로 대형마트를 위협하는 신 장보기 채널로 부상했습니다.

 

대형마트 실적은 악화했습니다. 이마트는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신세계건설의 대규모 적자를 차치해도 할인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7% 줄었습니다. 올초에는 창립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홈플러스는 꾸준한 영업손실 개선에도 연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위기감을 느낀 대형마트 안팎에서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본업'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식품관을 리뉴얼하며 유명 맛집을 마트 안에 들여왔고 신선식품 품질을 높였습니다. 통합소싱을 바탕으로 가성비를 갖춘 PB(자체 브랜드) 상품도 확대했습니다. 

 

이마트는 올해 12월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매장 오픈을 예고했습니다. 홈플러스는 기존 대형마트를 '메가푸드마켓'으로 리뉴얼하며 식품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롯데마트도 식품 비중이 90%인 '그랑 그로서리'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동시에 비식품 부문은 경쟁력 있는 업체를 입점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1997년 문을 연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전국에 15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월 수십여가지 카테고리에서 출시되는 신상품만 수백 개에 이릅니다. 지난해 매출은 3조4604억원으로 국내 카페 프렌차이즈업계 1위 스타벅스 코리아(2조9295억원)를 넘어섰습니다. 올해 매출 4억원을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코로나19 시기 대면 영업이 제한되면서 대부분의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침체를 겪는 와중에도 다이소는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와이즈앱 리테일 굿즈에 따르면 다이소의 결제추정금액은 2019년 6월 약 1700억원에서 올해 6월 3000억원으로 약 1.8배 증가했습니다. 월별 변동에도 연간 매출로는 상승세를 유지했습니다.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 또한 다이소 입점으로 대형마트가 얻을 수 있는 이점입니다. 3~4인 가구가 주 타깃인 대형마트는 젊은 층 방문 비중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1인 가구 증가와 편의점 강세 속 차별화 PB 상품을 늘리고 베이커리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도 2030세대 방문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입니다.

 

다이소의 폭넓은 카테고리는 젊은 층을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품목 가운데 특히 화장품 인기가 뜨겁습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리들샷'은 오픈런 열풍을 일으키며 품절 사태를 빚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화장품 매출(기초⋅색조)은 전년 대비 223% 급증했습니다. 현재 42개의 브랜드에서 310종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이소는 적어도 국내 오프라인 생활용품점에서 경쟁자가 없는 상황입니다. 대형마트 입장에서 충성 고객을 다수 보유한 다이소의 입점으로 모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설령 중복되는 상품군이 있을지라도 마트가 직매입하는 상품과 가격대나 품질, 디자인 등이 달라 수요층이 겹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리뉴얼 방향을 그로서리 확대와 비식품 효율화로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 만큼 비식품 영역에서는 다이소와 같은 경쟁력 있는 테넌트를 입점해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다. 다이소 입점 협의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는 액체세제, 생리대 등 회전율이 높은 생활용품 위주로 팔고 다이소는 균일가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상품 중복으로 인한 문제가 있진 않다"며 "다이소를 방문하는 분 중에 장을 보시는 분들도 많아 서로 상생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이소 역시 타유통사에 입점할 경우 주차장, 계산대 등 부대시설을 활용함으로써 그간 고객들에게 불편사항으로 지적받던 부분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다이소 전체 매장 중 20%가 대형마트, 쇼핑몰 등 타유통사에 입점해 있으며 향후 입점 확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가 타유통사에 입점하는 배경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라며 "타유통사 입장에서는 다이소의 집객효과를 누리는 한편 생활용품은 다이소를 통해 가성비 있게 제공하고 신선식품 등 다른 카테고리에 집중할 수 있는 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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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윤 기자 we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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