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1년 가까이 공석이었던 손해보험협회장 자리가 다음 달이면 채워질 전망이다. 손보협이 지난 29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첫 회의를 열어 본격적으로 차기 손보협회장 선임절차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협회 회추위는 손보사 최고경영자(CEO)출신 중에서 협회장을 선임키로 결정하고 내달 18일에 회장 선임 투표를 진행한다.
회추위는 지난 2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1차 회의를 열고 손보사 전·현직 CEO중에서 협회장을 뽑기로 합의했다. 이날 회추위는 위원장으로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을 선임했다.
회의에는 이철영 현대해상 대표를 비롯해 김병현 LIG손보 사장,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 김병기 서울보증보험 사장, 김학현 NH농협손보 사장 등 이사회 멤버 6명과 이근창 영남대 교수, 김용덕 숭실대 교수 등 민간 전문가 2명이 참석했다.
회추위는 다음달 12일 열리는 2차 회의에서 2명의 후보를 압축해 손보협회에 추천하기로 했다. 손보협회장 최종 인선은 다음달 18일 열리는 회원사 총회에서 각 손보사 사장들이 무기명 투표로 결정한다.
◇ 삼성 vs 非삼성간 구도로 형성될 듯
회추위가 전직 손보사 최고경영자 출신 중에서 협회장을 뽑기로 결정한 만큼 후보군도 각 사 출신으로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 차기 협회장으로는 이수창 전 삼성화재·삼성생명 대표를 비롯해 지대섭 전 삼성화재 대표, 서태창 전 현대해상 대표, 김순화 전 동부화재 대표, 김우진 전 LIG손보 대표, 원명수 전 메리츠화재 대표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후보 중 이미 유력하다고 점쳐지는 인물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수창·지대섭·서태창·김우진 전 사장을 중심으로 경합이 이뤄져 '삼성 대 비삼성'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삼성출신 후보가 2명이나 거론되고 있는 데다 회원사로 업계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수창 전 사장은 차기 손보협회장을 CEO출신에서 뽑는다는 얘기가 나왔던 초기부터 거론됐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대섭 전 사장은 이번 1차 회추위 회의에서 추천됐다.
따라서 삼성화재가 업계 CEO출신 첫 협회장을 배출할 수 있는 만큼 두 후보중 누구를 밀어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 사람에게 1표씩 주어진 만큼 사원총회 투표에서 표가 갈려 자칫 삼성출신 협회장 타이틀을 놓칠 수 있다는 게 삼성의 고민으로 읽힌다.
현재까지 업계에서는 이수창 전 사장쪽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지만,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이수창 전 사장이 오래전부터 거론된 인물이기는 하지만 내달 12일 사장단의 추천인물에 오를지 두고봐야 한다”며 “삼성출신 중에서도 업계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 말했다.
◇ 非삼성출신 가능성은?
차기 손보협회장 선임 후보군으로 '삼성 대 비삼성' 구도가 유력한 가운데 거론되고 있는 비삼성 출신 CEO들중 의견을 종합해 한명의 후보를 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달 12일이면 회장 후보가 2명으로 압축될 예정이어서 그 전까지 삼성 CEO 출신과 차기회장 대결에 견줄 만한 인물로 의견을 좁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물로는 서태창 전 현대해상 사장과 김우진 전 LIG손보 대표다. 서태창 전 사장은 이수창 전 사장과 함께 CEO출신 협회장 선임 얘기가 나올 때부터 나왔던 인물이고, 김우진 전 대표는 비교적 최근에야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다.
손보 업계의 속내는 좀 복잡하다. 삼성출신이 협회장이 돼서 손보업계에 힘을 실어주기를 원하는 마음이 첫번째. 이미 손보업계가 삼성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비삼성 출신이 협회장으로 선임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비삼성 출신이 협회장이 돼야 업계의 전반적인 목소리를 균형있게 듣고 각각에 힘을 실어줄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놓는 쪽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LIG손보 전 사장이 새롭게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후보들간의) 물밑작업이 한창일 것이다”며 “삼성 출신 후보를 견줄만한 인물을 몰아줄 것인지 아닌지도 지켜볼 만하다”고 말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이번 차기회장 선임은 현직 손보사 사장들이 직접 투표를 해서 뽑는 만큼 어느 한쪽에 편향될 우려는 없을 것이다”며 “개인당 한 표밖에 없기 때문에 각자 업계에 도움이 될 만한 인물을 소신껏 뽑을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