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KT그룹 계열의 코스닥 상장사 이니텍의 인수전이 법적 분쟁으로 격화하는 가운데, GP(general partner) 역할을 맡은 사모펀드 운용사(PE)가 제출한 지분 공시에 허점이 노출됐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이몬제이앤컴퍼니(GP, 이하 사이몬)는 최근 이니텍 주식양수도 계약과 관련한 지분 공시를 제출했다.
공동 GP인 로이투자파트너스와 함께 기존 대주주인 KT DS 등으로부터 1128만여주를 양수하기로 함에 따라 대량보유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사이몬이 785만여주, 로이가 342만여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대 구주 물량을 떠가기로 한 사이몬에 대한 시장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자금원과 납입 능력, 정체성 등에 대한 정보가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두드러진 동향은, 사이몬이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당일에 대규모 증자를 실시함과 동시에 지배 구조가 대폭 변경됐다는 점이다.
주식회사인 사이몬의 기존 주식수(보통주)는 15만주, 자본금은 9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이날 150만주를 신규 발행하면서 자본금이 8억4000만원으로 늘었다. 이날 사이몬의 주인이 변경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증자 납입 주체에 대한 질의에 사이몬 관계자는 "일반 투자법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사이몬은 열흘 후 제출한 지분 공시에서 구(舊) 버전의 정보를 기입했다. 최상배 씨가 추가로 대표이사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송태헌 단독 대표로, 최대주주 역시 기존 주인인 이노클트러스트로 적었다. 이노클트러스트는 지난해 6월 사이몬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장석환 씨가 1인 임원으로 올라있는 법인이다.
공시에 따르면 사이몬의 자본금은 9000만원, 자본총액은 1억1289만원이고 부채와 자산은 각각 4281만원, 1억5570만원이다. 이 역시 변경 이전의 수치들이다.
자금 출처 등 각종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공시 정보마저 베일에 싸인 양상이 되자 고의적으로 자금 납입 주체를 숨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주요 정보가 변경된 지 열흘 후에 공시가 이뤄졌는데 변경 이전의 정보를 기입한 것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사이몬 관계자는 "법무법인에서 최근 회계년도 말을 기준으로 공시하라고 해서 그렇게 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인더뉴스는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사이몬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직원이나 간판 등 활동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해당 주소지는 2년 전 설립된 바로회계법인도 함께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니텍 인수자 측은 지난달 말 계약금을 치렀고 이달 31일 잔금 지급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수자 간 갈등이 커지면서 M&A는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특히 이번 인수전에 LP(limited partner)로 참여한 유니베스트투자자문은 "사이몬이 제 3자에게 회사를 매각함으로써 계약자 지위를 양도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상황. 계약자의 지위를 사전 동의 없이 제 3자에게 임의로 양도하는 것은 계약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쌍방울그룹, 이용호 게이트, 홍 모 씨 등 자본시장에서 문제를 일으킨 인물들 측 자금이 유입됐다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사이몬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인수자 측이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보니 자금원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이니텍 노조는 인수자 측 자금 성격에 대한 문제 제기를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니텍 노조위원장은 "인수 자금의 불법성에 대한 지적이 있어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