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편의점이 배달 플랫폼과 손잡고 퀵커머스 경쟁에 뛰어들면서 업계 전반에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6만개에 육박하는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주요 지역을 30~60분 배송권으로 묶겠다는 전략입니다. 성장률 둔화와 출점 속도 조절 기조 속에서 퀵커머스 역량 확보가 향후 편의점 성과를 결정지을 요인이 될 전망됩니다.
커지는 비대면 소비..‘성장률 둔화’ 편의점 시선은 퀵커머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들이 최근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의 일환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O4O는 온라인에서 축적한 기술과 데이터, 서비스 등을 오프라인에 연결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매 분기 초접전 경쟁을 펼치는 CU와 GS25의 대결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가열되는 분위기입니다.
CU는 지난달 쿠팡이츠에 입점하며 서울 지역 1000여점에서 배달·픽업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안정화를 거쳐 이달부터 전국 6000여점으로 운영 점포수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2019년 업계 최초로 편의점 배달을 시작한 CU는 현재 10여곳의 온라인 플랫폼에서 배달·픽업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지난달 기준 퀵커머스를 운영하는 CU 매장 수는 총 1만개에 달합니다.
앞서 GS25는 지난 8월 쿠팡이츠 입점으로 국내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와 모두 퀵커머스 제휴를 맺은 첫 번째 편의점이 됐습니다. GS25와 GS더프레시는 쿠팡이츠 앱 내 쇼핑 메뉴를 통해 간편식, 즉석조리식품 등 약 2만종의 상품을 배달합니다. GS25는 치킨 등 즉석조리식품이, CU는 도시락 등 간편식품 매출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퀵커머스 시장의 확장성과 높은 성장률은 편의점들의 참전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0년(3500억원)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입니다. 여기에 즉시 배송 수요까지 더해져 퀵커머스 시장이 단기간에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약 805만가구로 비중이 전체의 36.1%까지 높아졌습니다. 장 보러 갈 시간이 많지 않은 맞벌이·직장인들의 장보기 수요를 편의점 퀵커머스가 접근성을 앞세워 상당 부분 흡수했습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출점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편의점들은 새 먹거리 발굴 필요성이 커진 상황입니다. GS리테일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4사의 합산 점포 수는 5만4420개로 1년 전보다 겨우 28개 증가했습니다. 편의점 점포 성장률(전년 대비)은 2020년 6.7%, 2021년 6.3%, 2023년 2.2%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는 0.1%에 그치며 역성장 우려가 짙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차별화 상품을 앞세운 퀵커머스가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점포 매출을 끌어올릴 핵심 전략으로 부상했습니다. 실제로 CU의 전년 대비 배달 매출 신장률은 2022년 64%, 2023년 99%, 지난해 143%를 기록하며 높은 성장 속도를 보여줬습니다. 같은 기간 픽업 매출도 101%, 67%, 49% 늘었습니다. 특히 CU는 지난해 배민에서 7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GS25도 2022년 퀵커머스 매출이 전년 대비 212% 뛰었고 이어 2023년 63%, 지난해 75% 증가했습니다. GS리테일 모바일 앱 우리동네GS는 8월 월간활성화이용자(MAU)수가 429만명을 기록했는데 주요인 중 하나로 퀵커머스 매출 급증을 꼽았습니다. 퀵커머스의 성장은 GS리테일이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1111억원을 기록하는데도 힘을 보탰습니다.
최소 주문 금액으로 객단가 ↑ 특화 상품으로 맞춤형 전략
‘로켓 배송’에 익숙한 한국인들 사이에서 빠르면 30분 내 주문 상품이 집 앞에 도착하는 편의점 퀵커머스는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퀵커머스가 활성화되면 점주로서는 폭염, 폭우 등 외부 조건에 따라 일 매출이 차이가 나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편의점 관계자는 “바로 집 앞에 CU가 있어도 안 나가고 배달시켜서 받는 10~20대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 또한 점포 매출 증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퀵커머스는 최소 주문 비용이 있다 보니 점포 추가 매출로 이어질 수 있어서 확대하는 중”이라며 “퀵커머스를 잘 활용하는 편의점 점주들은 사은품을 증정하거나 감사 메모를 쓰며 고객들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편의점들이 퀵커머스 전용 특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GS25는 젠지세대(10대 후반~20대 중후반) 인기 메뉴를 반영해 연말 홈파티 음식으로 마라샹궈, 치즈 오븐 스파게티 등을 출시했습니다. 건강 관리 트렌드에 맞춰 퀵커머스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 결과 지난 8월 1일~10월 15일 건강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습니다.
CU는 지난달 배민과 손잡고 배달 전용 메뉴로 1만원 이하 치킨 ‘한입쏙쏙 핑거 치킨’을 내놓았으며 앞서 9월에는 배민 장보기·쇼핑을 통해 2000개 점포에서 PB(자체브랜드) get커피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커피 전문점이 문을 닫은 시간에도 원두커피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11월 초 주문 건수가 서비스 첫 주 대비 20.8% 늘었습니다.
현재 CU 퀵커머스를 통해 배달 가능한 품목은 기존 3000개에서 6000~8000개까지 확대됐습니다. 아울러 BGF리테일은 지난 11월 정기 조직 개편에서 기존 상품본부 내 자리했던 온라인커머스팀을 마케팅 총괄인 CX본부로 이동 배치하며 온라인 기반 마케팅 관련 부서들과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다른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의 순기능은 상권 범위 확장이다. 통상적으로 점포 상권 반경은 100~200미터에 불과한데 배달은 1km 이상, 픽업은 약 500미터로 넓게 설정돼 있다”며 “점포에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 재고를 넉넉히 확보했거나 서비스가 우수할 경우 주변의 많은 경쟁 점포를 제치고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