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은 보험설계사·칼럼니스트ㅣ2026년 새해부터 회사에서 내가 맡은 일이 한 가지 더 늘었다. 특정 계층을 중심으로 한 보험상담 및 영업 채널의 담당자로 일하게 된 것. 수만 명의 설계사 중 소수만 발탁했고 나도 그중 한 명으로 얼마 전 2회의 교육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성과가 얼마나 날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니만큼, 잘 되면 확대가 될 것이고 아니면 없었던 일이 되거나 방식이 바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하게 될 새로운 업무가 설레면서도 꽤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처음’이 가진 무게는 시작하기 전까진 정확한 측정이 어려운 법이니까. 타의 모범이 될 선구자까진 아니어도 시도의 의미와 가치를 무너뜨리지 않는 사람이길 바라며 나름의 연구를 하는 중이다.
어릴 적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장래 희망에 관한 것이었다. 아직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막연한데 장래 희망이라니, 그 질문 앞에선 늘 길을 잃은 듯한 감정에 휩싸였다. 확실한 사실은 당시 내 장래 희망은 보험설계사가 아니었다. 커서도 보험설계사를 꿈꾼 적은 없다. 계기가 뭐가 되었든 내 의지로 보험이라는 세계에 뛰어들었고 곧 10년 차를 앞둔 지금 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지만, 보험설계사를 이상적인 직업으로 꿈꾸는 사람을 아직은 만난 기억이 없다. 게다가 여전히 자기 직업을 드러내길 꺼리는 설계사도 왕왕 보았다.
이와 달리, 젊은 나이임에도 보험설계사가 되겠다고 교육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늘었음을 실감한다. 내가 마흔을 갓 넘긴 나이에 보험업에 도전했을 때만 해도 이르게 시작했다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은 20대와 30대도 상당히 보인다. 게다가 긍정적이고 진지한 태도로 보험업을 바라보고 있는 듯하다. 보수적인 보험의 세계도 어느덧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실은 젊은 교육생들에게 장래 희망을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있다.
1975년에 태어나 첫 수능세대인 내 또래를 X세대라 불렀다. 그 이전에 베이비붐 세대가 있었고, 이후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거쳐 지금의 Z세대(젠지)에 이른다. 밀레니얼과 Z를 합쳐 MZ라 부르는데,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개인의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며 소비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보험업 역시 MZ 세대에 대한 이해와 연구 없이는 다가가기 어려운 시절이다. 인생에 닥칠 위험을 대비하는 것이 보험인 만큼, 각 세대가 직면한 고유의 위험을 분석하고 과거의 보험이 새로운 위험을 포괄하지 않는 지점을 발견해 맞춤형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1980년에서 2010년 사이에 태어난 MZ 세대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와 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동력으로 수직적 관계보다는 수평적 관계를 중시하며 고물가와 고용 불안정 속에서 성장해 돈을 다루는 방식이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르다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모든 면에서 디지털을 통한 신속한 처리를 선호하고 선택에 있어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장황하고 어려운 용어나 방대한 자료에 근거한 접근보다는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한 간결한 방식으로 다가가야 한다.
이전 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워 미지수 X라 불린 내 또래를 신세대라 부른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연륜과 꼰대 사이를 방황하는 구세대가 되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를 경험했고 이전 세대의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개인의 개성과 자유를 중시한 첫 세대로, 베이비붐 세대가 이룩한 경제 호황기에서 성장했으나 IMF 외환 위기로 고용 불안정을 맞닥뜨리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위험도 세대교체를 하고 위험을 해결하는 솔루션 역시 그에 발맞추어 세대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변화의 속도는 앞으로 점점 빨라질 것이다. 끝과 시작은 선으로 그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지난 경험으로 터득했다. 한 발짝 선을 넘는 것만으로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질 리 없다. 격변하는 21세기의 한복판, 변화의 물결에 흔들리다 멀미하지 않기 위해 나는 어떤 태도로 미래를 맞이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다음 세대에는 과연 어떤 이름이 붙을 것인지도.
■서지은 필자
하루의 대부분을 걷고, 말하고, 듣고, 씁니다. 장래희망은 최장기 근속 보험설계사 겸 프로작가입니다.
마흔다섯에 에세이집 <내가 이렇게 평범하게 살줄이야>를 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