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CDMA(코드분할 다중접속) 방식의 이동통신 서비스가 1996년 첫 선을 보인 지 30년이 됐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2세대 이동통신 규격을 두고 CDMA와 TDMA(분할다중접속)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고 우리나라는 과감하게 CDMA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TDMA가 사실상 2세대 이동통신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CDMA는 상용화 사례가 없는 미지의 기술이었습니다.
정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CDMA단일 표준을 선언하고,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비롯해 ETRI·삼성전자·LG전자 등과 함께 민관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삼성전자가 CDMA폰 ‘SCH-100’을 출시하고, 한국이동통신이 4월12일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국가가 됐습니다. 이후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고, 이동통신은 전 국민의 인프라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이후 30년간 GDP내 정보통신사업 비중을 2.2%에서 13.1%로, IT 수출은 412억달러에서 2643억달러 6.4배 늘어나며 경제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998년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빠르게 증가해 1999년에는 유선 전화를 추월했습니다.
네트워크 확산은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와 반도체 등 핵심 소재 분야의 성장을 촉진했고 게임∙음악∙드라마 등 K-콘텐츠 열풍의 토대가 됐습니다.
ICT 성장 엔진의 근간 통신산업
CDMA기술 개발이 한참 진행되던 시기에 통신 산업 지형도 큰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제2 이동통신 사업자 재선정과 한국이동통신 민영화가 동시에 추진됐습니다.
1994년 공개 입찰을 통해 선경(현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시가의 4배에 인수하며 현재의 SK텔레콤이 탄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통신 산업 내 경쟁 체제 도입이 CDMA 상용화를 앞당기는 동력이 됐습니다.
CDMA상용화는 2024년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협회)로부터 ‘IEEE 마일스톤’으로 인정받았습니다. IEEE 마일스톤은 ‘글로벌ICT 분야의 노벨상’으로 불리며 전기·전자·통신 분야에서 인류사에 기여한 혁신에만 부여됩니다. 트랜지스터 발명,인터넷 탄생 등이 IEEE 마일스톤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CDMA상용화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압도적이었습니다. ETRI가 2002년 발간한 ‘CDMA기술개발 및 산업 성공요인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CDMA 이동통신 산업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연평균 37.2% 고속 성장을 통해 누적 생산액 42조원을 기록했습니다. 또 생산유발효과125조원, 142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울러 국내 이동통신의 기술적 기반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부품 국산화율도 70% 수준까지 향상시키는 등 국내 통신 산업 기반을 다졌습니다.
AI 대전환으로 이어지는 통신산업
우리나라는 3G, 4G를 거쳐 2019년 5G 상용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5G 시대에 모바일 데이터 이용은 일상화됐고, 통신은 개인 소비자 서비스를 넘어 산업 인프라로 확장됐습니다.
스마트 팩토리·원격 건설장비 제어·무인 물류 등 산업 현장의 디지털 전환 기반이 마련됐고, 초저지연·대용량은 클라우드AI 서비스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특히 5G는 통신사를 ‘AI 컴퍼니’로 변신하게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2022년 SK텔레콤의 에이닷(A.) 서비스를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가 AI 서비스를 본격화했고 이들 기업은 모두 AI 기업 대전환을 선언했습니다.
통신사들은 이제는 데이터와 AI를 실어 나르는 ‘AI고속도로’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데이터와 AI,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초고속·초저지연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내찬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CDMA상용화가 대한민국ICT 도약의 출발점이 되었듯, AI인프라 구축은 다음 30년 대한민국 경쟁력을 좌우할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종훈 SKT 네트워크전략 담당은 “AI 시대에는 네트워크가 단순한 데이터 전달 수단을 넘어,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는 제조·물류·의료·금융 등 전 산업의 생산성과 혁신 속도를 결정짓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