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양재사옥 로비 리노베이션을 통해 로보틱스 시대에도 '사람 중심' 경영철학을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사옥 공간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임직원이 편안하게 소통하고 협업하며 더 나은 제품과 고객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입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사옥에서 로비 리노베이션의 철학과 방향성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로비 스토리 타운홀' 행사를 열었습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양재사옥을 어떻게 가장 일하기 편하게 바꿀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많은 건물들을 보며 느낀 것은 사람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건물에 눌리지 않고 본인이 사는 집보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본사 공간을 권위적 상징물이 아닌, 임직원이 편안하게 머물고 일할 수 있는 장소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정 회장의 발언은 최근 현대차그룹이 강조해온 인간 중심의 혁신 방향과 맞닿아 있습니다. 자동차와 로보틱스,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등 기술 영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경영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라는 인식입니다.
정 회장은 양재사옥이 가진 의미도 다시 짚었습니다. 정 회장은 "양재사옥에 온 지 20여년이 돼 가는데 많은 분들이 열심히 함께 일을 잘 해왔다"며 "중요한 것은 지금보다 더 편하게 소통이 잘 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양재'라는 지명에 담긴 의미를 임직원과 연결했습니다. 정 회장은 "양재동의 양재는 ‘좋을 양’, ‘재주 재’, 즉 좋은 재주를 가진 인재가 일하는 동네"라며 "여러분 모두 인재, 양재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가진 능력을 훨씬 더 많이 발휘하고 보람되게 즐겁게 일하는 방식을 구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옥의 공간 개선도 복지 차원을 넘어 임직원들이 능력을 더 잘 발휘하도록 돕는 경영 인프라의 혁신 차원으로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정 회장은 협업과 소통의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정 회장은 "사무직도 이 공간에서 일할 수 있고 엔지니어도 일할 수 있듯 다양한 형태의 협업이 있다"며 "이를 위한 소통을 회사가 어떻게 하드웨어적으로 잘 도와줄 수 있느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어디서든 미팅하고 의견을 나누고 다양한 공감을 이루는 것이 결국 우리 제품에 도움이 되고 고객을 위해 연결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내부 구성원의 업무환경과 외부 고객가치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 대목입니다. 임직원이 편안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협업해야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가 나오고, 그 결과가 고객에게 전달된다는 판단입니다.
정 회장은 "양재사옥과 연구소 등 어디서 일을 하든, 이 건물과 오피스의 고객인 여러분이 편한 환경에서 일하며 제품을 잘 만들었을 때 외부 고객들에게 진정하게 어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회장은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나오는 방식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밝혔습니다. 사내 라이브러리 리뉴얼 과정에서 일본 CCC와 츠타야 서점을 참고한 배경과 관련해 "단순히 서점이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공간이라 우리에게 도움이 많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책을 읽는 것도 일의 연장이고, 그러한 순간에 좋은 아이디어가 가장 많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새롭게 조성된 사내 라이브러리를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식당에 대해서는 정주영 창업회장의 철학을 언급했습니다. 정 회장은 "사람의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식사하는 것"이라며 "정주영 창업회장은 과거 식사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고, 푸짐한 식사를 내놓던 문화가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직원의 일상이 건강하고 즐거워야 조직의 성과와 혁신도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정 회장은 타운홀 말미에 대면 소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 회자은 "계속 데스크에서 스크린을 보면서 일하다 보면 여러분의 삶에 대한 아이디어,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며 "사람과 사람의 페이스 투 페이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사람과 사람 간 만남은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게 즐거워야 하고 양재사옥을 편하게 쓰면서 즐겁게 일하고, 회사 올 맛이 난다는 생각이 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타운홀은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부회장, 서강현 사장, 최준영 사장, 성 김 사장, 박민우 사장 등 현대차그룹 주요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행사는 1층 로비 중앙의 계단형 라운지 ‘아고라’에서 열렸으며, 정 회장과 공간 기획 담당자들이 리노베이션 배경을 설명하고 임직원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약 1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한편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로비 리노베이션은 지난 2024년 5월 착수해 1년 11개월간 공사를 거쳐 올해 3월 초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대상 공간은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이며 실내와 옥외를 포함한 전체 면적은 약 3만6000㎡입니다.
새 로비는 고대 그리스 광장을 모티브로 한 계단형 라운지 '아고라'를 중심으로 커넥트 라운지, 오픈 스테이지, 카페, 옥외 정원 등을 연결한 열린 공간으로 구성됐습니다. 2층에는 미팅룸과 사내 라이브러리가, 3층과 4층에는 러닝랩과 휴식 공간, 야외 정원이 마련됐습니다.
지하 1층에는 식당과 운동·여가 시설이 배치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또 관수 로봇 ‘달이 가드너’, 배송 로봇 ‘달이 딜리버리’, 의전·보안용 로봇 ‘스팟’ 등을 도입해 임직원이 일상 공간에서 로보틱스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