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4년 만에 돌아옵니다. 유통업계는 특수를 겨냥한 마케팅과 협업, 신제품 출시 등을 서두르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 축구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과 경기 시간대 등 흥행을 제약할 변수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대감과 불확실성이 맞물린 가운데 월드컵 특수가 얼마나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립니다. 월드컵을 앞두고 유통업계의 대응 전략과 준비 상황을 점검합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2026 FIFA 북중미월드컵 개막이 2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주류업계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릅니다. 대표팀 경기가 오전에 열리는 데다 관련 마케팅 제약까지 겹치면서 과거 같은 거리응원과 ‘치맥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주류기업들은 스포츠펍과 굿즈, 체험형 행사 등을 앞세워 달라진 월드컵 응원 문화 대응에 나섭니다.
‘한 달간의 슈퍼볼’ 월드컵 기간 맥주 매출 최소 2배↑
22일 업계에 따르면 북중미월드컵은 오는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서 열립니다. 이번 월드컵은 48개국으로 참가국이 늘어난 최초의 대회입니다. 한국은 6월 12일 체코전을 시작으로 19일 멕시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예선을 치릅니다.
월드컵은 통상 올림픽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스포츠 이벤트로 꼽힙니다. 단일 종목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 대회입니다. 약 한 달간 전 세계에서 수십억명이 시청하며 방송과 광고, 유통 산업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상당합니다. 월드컵이 ‘한 달간의 슈퍼볼’이라고도 불리는 이유입니다.
월드컵 시즌은 주류업계에서 대표적인 맥주 성수기로 통합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IQ의 오프라인 매장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2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둔 2주 동안 맥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증가했습니다.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는 가정 내 맥주 소비량이 평소보다 2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업계는 월드컵 기간 맥주 소비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으로 경기 시간을 꼽습니다. 사회 분위기와 요일, 날씨, 대표팀 성적 등도 영향을 미치지만 경기가 한국 시각 기준 늦은 오후부터 심야 사이 이른바 '황금 시간대'에 편성되면 소비 증가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는 분석입니다.
최초로 겨울에 치러진 카타르월드컵 당시 한국의 조별예선 경기 시간은 오후 10시와 자정이었습니다. 2022년 4분기 하이트진로 매출은 668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했고 롯데칠성음료 주류 매출은 1991억원으로 13.7% 증가했습니다.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 오비맥주 역시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16% 늘었습니다.
오전 경기에 대표팀 부진, 간접 마케팅 한계..기대감 ↓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북중미와의 시차로 한국 시각으로 오전에 경기가 치러집니다. 첫 경기 체코전은 오전 11시에 시작돼 점심시간 수요와 일부 맞물릴 수 있지만 이후 두 경기는 오전 10시에 킥오프할 예정입니다. 32강이나 16강에 진출하더라도 대부분 경기가 오전 시간대에 편성돼 있습니다. 주류업계의 ‘음주 타이밍’ 고민이 커지는 대목입니다.
월드컵 기대감이 예전 같지 않은 또 다른 배경으로는 강화된 마케팅 규제가 거론됩니다. 피파의 강한 상표·스폰서 규제로 과거처럼 월드컵 분위기를 전면에 내세운 판촉 활동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공식 스폰서가 아닌 기업들은 '월드컵 치맥'이나 '월드컵 응원 맥주' 같은 표현을 직접 사용하는 데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입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FIFA나 IOC의 비스폰서 기업에 대한 올림픽·월드컵 관련 단어, 이미지 등 사용에 대한 제한이 엄격하다"며 "특히 호프집 생중계 같은 사익 목적의 중계방송 단체 관람에 대한 제재가 강해지면서 술집 등의 판매량 증가는 예전보다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소비가 가능해졌고 국가대항전에 대한 관심도 하락 등의 이유로 스포츠행사 자체를 바라보는 기대가 줄어들었다"며 "이러한 부분들 역시 스포츠 행사에 의한 주류 소비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포츠펍 운영·시음 행사·굿즈 확대..“제약 아닌 기회로”
최근 대표팀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과 대규모 인파 집결 부담으로 거리응원 연계 판촉도 주춤한 분위기입니다. 다만 주류업계는 이를 새로운 소비 문화 확장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판단입니다. 이번에는 야식과 심야 홈관람 중심 소비 대신 일상 속 가벼운 관람 문화에 맞춘 마케팅으로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오비맥주는 국내 주류 브랜드 유일의 북중미월드컵 공식 스폰서이자 한국 대표팀 공식 파트너인 카스를 전면에 내세웁니다. 앞서 월드컵 현지 직관 티켓 이벤트와 월드컵 한정판 출시에 이어 최근 월드컵 TV 신규 광고도 공개했습니다. 카스는 한국 대표팀 경기 날을 중심으로 수도권 주요 스포츠펍 5곳을 뷰잉펍으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손흥민을 테라 모델로 발탁하고 맥주 성수기에 맞춰 손흥민 마케팅을 본격화했습니다. 손흥민과 테라의 첫 협업 광고인 ‘리얼탄산편’은 현재 조회수가 5000만에 육박합니다. 테라는 손흥민 스푸너와 리유저블백 등 굿즈를 선보였으며 이달 말 2차 아이스백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주요 상권과 가정 채널에서는 인도어 프로모션과 시음·증정 행사 등을 병행합니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경기 시간대가 과거와 다르지만 야식·심야 홈관람 중심의 소비 패턴에 국한되지 않고 카페·직장·편의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의 응원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 접점을 넓힐 기회로 보고 있다”며 “하절기 성수기와 맞물리는 만큼 월드컵이 맥주 소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