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현대자동차와 기아의 5월 글로벌 판매가 엇갈렸습니다. 현대차는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 영향으로 국내외 판매가 모두 감소한 반면 기아는 해외 판매 증가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5월 글로벌 판매를 단순 합산하면 60만3188대입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약 3.2% 감소했습니다. 기아는 27만7715대로 2.7% 증가했지만 현대차가 32만5473대로 전년 대비 7.7%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두고 지난 2일 '자동차 산업 노트' 리포트를 통해 “생산 차질이 지속되는 가운데 EV 전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현대차의 5월 판매 부진은 수요 둔화보다는 공급 차질에 따른 출고 제한의 성격이 강하고 기아는 지역별 친환경차 판매 전략과 전기차 라인업 강화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판매 흐름을 만들었다는 해석입니다.
현대차, 글로벌 판매 7.7% 감소…국내 부진이 부담
현대차는 5월 국내 4만5364대, 해외 28만109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2만5473대를 판매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7.7% 감소한 수치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감소 폭이 더 컸습니다. 현대차의 5월 국내 판매는 4만5364대로 전년 동월 대비 23.1% 줄었습니다. 해외 판매도 28만109대로 4.6% 감소했습니다. 1~5월 누계 판매는 162만7623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습니다.
현대차의 국내 판매 부진은 주요 차종의 공급 제한과 맞물려 나타났습니다. 현대차는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 5월에도 이어지며 주요 차종 공급이 제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차종별로는 세단 1만4876대, RV 1만5799대, 소형 상용 6312대, 중대형 버스·트럭 2216대가 판매됐습니다. 제네시스는 6161대를 기록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 국내 판매 부진에 대해 생산 차질의 영향이 제네시스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 부진으로 나타났다고 해석했습니다.
기아, 해외 판매 증가로 성장세 유지
기아는 같은 달 글로벌 시장에서 27만7715대를 판매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2.7% 증가한 수치입니다.
국내 판매는 4만4713대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지만, 해외 판매가 23만2781대로 3.4% 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특수 차량은 221대로 33.6% 감소했습니다. 1~5월 누계 판매는 133만47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습니다.
기아의 차종별 글로벌 판매는 스포티지가 5만2293대로 가장 많았습니다. 셀토스가 2만9208대, K4가 2만1488대로 뒤를 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쏘렌토가 7836대로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RV 판매는 쏘렌토, 스포티지, 카니발, 셀토스 등을 중심으로 2만8683대를 기록했습니다. 상용 부문에서는 봉고Ⅲ 2644대, PV5 2303대 등 총 5051대가 판매됐습니다.
기아는 미국에서는 SUV 하이브리드, 유럽에서는 대중화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운 지역별 친환경차 판매 전략으로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현대차는 공급 차질, 기아는 EV 전환 속도 우위"
한국투자증권은 5월 판매 흐름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차이를 생산 정상화와 전동화 대응 속도에서 찾았습니다.
현대차는 3월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 영향에 따른 엔진 부품 조달 차질로 내수 중심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국내 판매 감소 폭이 해외보다 컸고, 제네시스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 부진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생산 차질이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부품사로부터 대체품을 공급받아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7월에는 생산 정상화에 근접할 것으로 봤습니다. 현대차 역시 더 뉴 그랜저 출고가 본격화되면서 판매 실적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아는 전동화 전환에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가 대중화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EV 판매 증가 흐름을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아는 EV2~EV5로 이어지는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SUV 수요도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은 견조…현대차·기아 점유율 확대 흐름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성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 여건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봤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4월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점유율을 확대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완성차 업체들의 인센티브 비용이 전년 동월 대비 상승하고 있지만 현대차와 기아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점유율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이는 가격 경쟁 심화 국면에서도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이 일정 부분 방어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하반기에도 미국 관세, 현지 생산 확대, 인센티브 경쟁은 부담 요인입니다. 특히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하이브리드 선호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에서 지역별 제품 믹스와 생산 배분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생산 정상화와 전동화 믹스
5월 현대차·기아 판매 실적은 단순한 판매 대수 증감보다 양사의 사업 구조 차이를 보여줍니다. 현대차는 공급 차질로 국내 출고가 크게 줄었고 기아는 해외 판매와 RV·친환경차 중심의 제품 전략으로 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하반기 실적의 주요 포인트는 우선 현대차의 생산 정상화 속도입니다. 부품 수급 차질이 해소되고 더 뉴 그랜저와 팰리세이드 등 주요 차종 출고가 정상화될 경우 판매 회복 가능성이 커집니다.
둘째는 기아의 전동화 전환 속도입니다. 기아는 SUV 하이브리드와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을 앞세워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하이브리드와 대중형 EV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은 판매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현대차·기아의 5월 실적은 자동차 시장이 수요보다 공급, 판매량보다 제품 믹스, 단기 출고보다 생산 정상화와 전동화 대응력이 더 중요해지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줍니다. 현대차는 생산 차질 해소가, 기아는 친환경차 판매 모멘텀 유지가 하반기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