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설가들이 '게임'을 주제로 단편소설을 썼습니다.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유년기 혹은 십대 시절로 기억하는 김혜나, 서동원, 정명섭, 정진영, 차무진, 최유안 작가는 각자의 삶에 남아 있는 게임의 추억과 상처를 꺼내 저마다 다른 스타일의 소설로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책의 첫머리에 실린 차무진의 <싱크로니시티>는 일본 게임회사 코나미가 1986년 발표한 '악마성 드라큘라'를 소재로 삼아 칼 융의 동시성 이론까지 소환합니다. 5년 전 잠적한 아버지와 우연히 조우한 주인공이 삶에 대한 애착을 포기하려는 무렵, 또 우연처럼 다시 만난 옛 게임과 새로운 인연을 통해 삶을 이어갈 힘을 얻는 찰나를 포착합니다.
정명섭의 <256>은 1980년대 한국 오락실의 풍경을 바꿔놓았다는 '갤러그'를 소재로 합니다. 주인공은 유년 시절 자신에게 위안을 주었던 갤러그를 이혼 이후 만나기 어려워진 아들과 함께 즐기며,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아들과의 관계를 회복해 나갑니다. 그 과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냅니다.
최유안의 <모르는 세계>는 공산주의 소련에서 개발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크게 히트한 게임 ]테트리스'를 통해 건조한 삶의 풍경을 묘사합니다. 빈틈없이 한 줄을 채우면 사라지는 테트리스의 블록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허구와 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 인간관계와 그 안에서 발생하는 소외를 들여다봅니다.
서동원의 <거품이 터지는 순간>은 1986년 일본 타이토가 발표한 <보글보글>을 소재로 삼습니다. 타인의 강압에 의해 만들어진 삶의 거품과 마주한 주인공이 <보글보글> 속 게임 케릭터가 속사포처럼 품어내는 거품처럼 끝내 폭발하며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김혜나의 <블렌딩>은 바리스타인 주인공이 캐릭터 육성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에 빠져 있던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입니다. 작품은 허상에 대한 집착과 중독, 도피를 반복하는 현대인의 삶을 게임에 빗대어 그려냅니다. 그 삶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은 커피를 블렌딩하며 느끼는 구체적인 감각처럼 곧 실재하는 세계의 오감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앤솔러지를 기획한 정진영은 <집으로>를 통해 게임 속 자아와 실제 삶의 자아가 어긋난 지점에서 비롯된 회한을 담아냅니다. 그는 "‘대항해시대 2’라는 게임으로 가상 세계 속 미지의 땅을 찾아 거침없이 뱃머리를 돌렸으면서도, 정작 내 곁에 있던 사람의 마음이라는 익숙한 땅에는 제대로 닻을 내린 적이 없었다"고 토로합니다.
게임을 즐기는 이들은 가상의 세계로 들어가 현실의 답답함을 잊고 '자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계와 만납니다. 그것이 게임이 지닌 매력입니다. 또한 스테이지를 넘지 못하거나 다음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Continue'를 누르면 끊임없이 다시 도전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지나간 일을 게임처럼 되돌려 다시 시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생은 삶이 끝나기 전까지 마음먹기에 따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무엇이기도 합니다. 여섯 편의 단편은 이 사실을 다시 상기시킵니다. 게임과 함께한 과거의 기억 역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삶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입니다.




![[2026 2분기 실적] KG케미칼, 영업이익 909억…전년比 15.3↑](https://www.inthenews.co.kr/data/cache/public/photos/20260833/art_17866721160739_4df793_120x9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