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옥찬 심리상담사ㅣ"아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냐? 걔네 옛날엔 찐 사랑이었다고"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백미선(장윤주 분)이 동생 백현우(김수현 분)가 홍해인(김지원 분)과 이혼한다고 할 때, 3년 전 과거를 회상하면서 한 말이다. 현우와 해인의 찐 사랑은 3년 만에 "우리가 서로 옆에 있는 사람이긴 한가?"라고 현우가 해인에게 반문할 정도로 관계가 변한다. 실제로 한국의 이혼율을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결혼을 한 후 3~4년 내 이혼율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온다. 사랑이 변해야 하는데 변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연출: 장영우, 김희원/극본: 박지은/출연: 김수현, 김지원, 박성훈, 곽동연, 이주빈, 김갑수, 이미숙, 정진영, 나영희, 김정난, 전배수, 황영희, 김도현, 장윤주 등)은 결혼에서 전통적인 성역할을 바꾸어 비트는 재미를 주는 로맨틱 코미디다. 현실에서는 결혼을 한 후 후회하는 여자들의 말을 남자인 백현우(김수현 분)의 입을 통해서 나온다. 그리고 재벌인 홍해인(김지원 분)은 여자이면서도 전통적으로 강하고 무뚝뚝한 남편의 모습을 보여서 성역할 반전의 재미가 있다. <눈물
최옥찬 심리상담사ㅣJTBC 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극본: 백선우/출연: 박형식, 박신혜, 윤박, 공성하, 오동민, 장혜진, 윤상현, 현봉식 등)는 대학입시 공부도 1등만 하고 잘 나가던 남녀 의사들이 한순간에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고 함께 견디는 이야기다. 여정우(박형식 분)와 남하늘은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을 놓고 경쟁하던 라이벌이었다. 그러다 각자 다른 삶을 열심히 살다가 하루아침에 망한 인생 가운데 다시 만나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학병원 의사로 열심히 일하던 남하늘(박신혜 분)은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으로 정신과 의사(이승준 분)를 찾아간다. 그리고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하늘은 "실컷 일하고 얻은 게 우울증이라니"라며 자신의 삶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한다. 하늘은 오늘의 행복도 내일로 미루면서 열심히 공부와 일만 하면서 의대 교수가 되려고 살아왔다. 경쟁에서 지기 싫어하고 1등만 했던 하늘은 "내가 우울하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너무 자존심 상한다고"라고 말한다. 하늘이 심리적 질병마저 경쟁에서 뒤처진 것으로 느끼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장면이다. 정신과 의사(이승준 분)는 하늘의 '번아웃' 상태를 "어떤 일에 과도하게 몰두하다가 신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사랑이 서툴러도 된다. 그런데 용기와 책임감은 필요하다. 어느 순간 누군가 눈에 띄어 호감이 생기고 성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사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사랑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랑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더 큰 용기와 책임감이 필요하다. 디즈니+ 드라마 <무빙>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가벼이 떠다니는 자기중심적인 사랑을 거부한다. 용기와 책임감으로 가족과 연인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주체성을 보여준다. 가정 폭력이나 데이트 폭력 등의 뉴스가 넘쳐나는 지금의 현실에서. <무빙>(연출:박인제,박윤서/각본:강풀/출연:류승룡,한효주,조인성,차태현,류승범,김상균,김희원,문성근,이정하,고윤정,김도훈 등)는 ‘순정만화’로 유명했던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슈퍼히어물이다. 드라마의 배경이나 분위기는 드라마 <응답하라 1988>처럼 1980년대와 2000년대의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삶을 보여준다. 드라마 초반에는 김봉석(이정한 분), 장희수(고윤정 분), 이강훈(김도훈 분)과 같은 아이들이 성장하고 아이들을 돌보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이 펼쳐진다. 요즘 SNS에서 자랑하고 뽐낼 만
최옥찬 심리상담사ㅣSBS 드라마 <악귀>(기획:이옥규/극본:김은희/출연:김태리, 오정세, 홍경, 김해숙, 박지영, 김원해 등)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라고 소개한다. 귀신들이 나온다. 무더운 여름에 온몸의 털이 서는 듯한 시원한 오싹함을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악귀>의 기획의도를 보면 구산영(김태리 분)을 통해서 청춘예찬을 한다. 구산영을 통해 청춘들의 삶은 힘들지만 그럼에도 청춘은 여전히 아름다움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청춘이 우울과 불안 등 심리적인 악귀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수는 있지만 아름다운 시기는 분명하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청춘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청춘인 MZ세대들이 아름다운 시기를 마음이 덜 고통스럽게 보내기를 응원한다. 드라마 <악귀>처럼 귀신이 나오는 드라마는 감각적으로 오락적인 재미를 준다. 언제 귀신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긴장감과 무서움을 느낄 수 있어서 재밌다. 그래서 귀신 장르는 다시 또 보고 싶어 진다. 귀신을 보는 경험이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마치 무서우면서도 짜릿한 기분을 느끼려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은 감각적인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스트레스
최옥찬 심리상담사ㅣ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연출:유인식,강보승/극본:강은경,임혜민/출연;한석규, 안효섭, 이성경, 김민재, 진경 등)는 이미 시즌 1과 시즌 2를 통해서 많이 알려져 있다. 이 드라마는 시청자가 기대하는 인간미가 극 중 인물들에게서 철철 넘친다. 김사부(한석규 분)를 비롯해 김사부와 함께 하는 차은재(이성경 분), 서우진(안효섭 분), 박은탁(김민재 분), 오명심(진경 분), 남도일(변우민 분), 정인수(윤나무 분), 배문정(신동욱 분), 윤아름(소주연 분) 등에게서 돈 냄새보다 사람 냄새가 나서인 것 같다. 현실에서는 돈으로 상징되는 자신의 안위와 이익을 우선하는 이들이 오히려 더 많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도 그러한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이들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시청자들은 정반대의 삶을 본다. 시청자들은 누구를 보며 감동을 느낄까? 그래서 나도 아프면 현실에도 없는 김사부가 있는 돌담병원으로 가고 싶어진다. 시즌 1에 나오는 신 회장(주현 분)처럼 말이다. 김사부(한석규 분)는 의사로서 실력이 매우 탁월하다. 거기에 현실적인 이익에 연연하지 않는 관점으로 삶을 대할 때나 나올법한 말과 태도를 취한다.
최옥찬 심리상담사ㅣ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카지노>(연출:강윤성/출연: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홍기준, 허성태, 이혜영 등)는 한국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다가 도망친 차무식(최민식 분)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왕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카지노>는 철저하게 돈의 가치에 따라 사는 인간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리고 돈을 위해서 호형호제하며 타인을 속이는 인간관계의 허구성을 보여준다. 차무식의 ‘마이 브라더’와 같은 의리가 보이긴 하지만 이타적인 것은 아니다. 자기 밥그릇을 건들지 않는 선에서만 의리를 강조할 뿐이다. 드라마 <카지노> 시즌2와 연결되는 시즌1 1화에서 누군가 총을 맞고 죽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바로 차무식이 차 안에서 ‘권무십일홍’을 아는지 묻는 양정팔(이동휘 분)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화무십일홍, 꽃을 권력에다 비유한 말이야, 인마. 좀, 책 좀 봐, 어? 권력이고 인생이고 다 무상하다. 다 허망하다, 부질없다. 뭐, 이런 뜻이야.” 카지노와 같은 도박은 짜릿한 재미와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도박 중독에 빠지기 쉽다. 모든 중독 행위의 결말은 화무십일홍이 의미하듯 삶을
최옥찬 심리상담사ㅣ심리상담사라는 직업 덕에 인간의 겉모습에 감추어진 속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내담자(심리상담적 도움을 받는 사람)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자기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내면의 깊은 슬픔, 고통, 분노 등의 정서를 마주할 기회가 많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그런 일을 겪었을까’와 같은 충격을 받기도 한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의사인 주여정(이도현 분)이 문동은(송혜교 분)의 학교 폭력 피해 이야기를 듣고 학폭으로 문동은의 몸에 난 상처를 본 후처럼 말이다. <더 글로리>(연출:안길호/극본:김은숙/출연:송혜교,이도현,임연진 등)는 잔인한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드라마의 완성도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눈을 떼지 못하게 하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드라마다. 그만큼 폭력의 묘사 수위가 높다. 심리상담은 상담실이라는 계획적으로 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만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일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내담자들의 슬픔, 고통, 분노 등 삶에서 느끼고 싶지 않은 정서에 전염되고 압도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시청자로서 드라마 <더 글로리>의 잔인한 학교 폭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2일 올해 세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 기준금리(연 3.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연 3.50%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부터 조정없이 10연속 동결됐습니다. 이날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둔화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고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며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여건을 점검해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밝혔습니다.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로 여겨지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2월과 3월 두달 연속 3.1%를 기록했습니다. 올 1월 2.8%로 떨어지며 2%대 진입했다가 농산물가격 및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다시 반등한 것입니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양상이나 국제유가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 관련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가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만큼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에 대해선 "소비회복세가 완만한 가운데 IT경기 호조 등에 힘입어 수출증가세가 예상보다 확대돼 올해 성장률이 2월 전망치(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성장경로는 주요국 통화정책, IT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 1월말부터 기준금리가 연 3.50%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전환 시기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가 다시 안정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2.3% 정도까지 갈 것 같으면 하반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2.3%로 가는 경로보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하반기 금리인하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창용 총재는 최근 농산물 물가상승에 대해선 "통화·재정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며 "지금과 같은 정책을 계속할지 아니면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2024년 글로벌 가전시장의 최대 화두는 'AI'(인공지능)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가전 시장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맹추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지난 3일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 '웰컴 투 비스포크 AI(Welcome to BESPOKE AI)'를 열고 자사의 AI가전 브랜드 '비스포크'의 2024 라인업을 공개했습니다.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전 가전에 적용해 가정 내 AI 초연결 생태계를 조성으로 AI가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LG전자[066570] 역시 AI가전 전용 온디바이스 AI칩 'DQ-C'를 자체 개발하여 글로벌 AI가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LG전자는 'DQ-C'를 연말까지 8가지 제품군 46개 모델(국내 기준)로 늘리고 인공지능을 넘어선 '공감지능' 구현에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0일 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매출과 수량 점유율에서 각각 21%, 19%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LG전자는 각각 19%, 16%를 차지하며 2위, 3위에 오르며 두 기업 모두 경쟁 선두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의 경우에는 중국의 성장세가 매섭습니다. 중국 최대 가전제품 업체인 '메이디그룹'은 2023년 매출 3737억위안(약 70조2700억원), 순이익 337억위안(약 6조3300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대비 각각 8.1%, 14.1% 증가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2023년 56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9% 감소한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LG전자 역시 2023년 매출 44조3723억원으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습니다. 중국 중견업체들 역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은 2023년 매출 86억위안(약 1조6200억원), 순이익 20억위안(약 3767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대비 각각 31%, 73% 급증했습니다. 세계 4위 점유율의 중국 가전제품 기업 '하이센스' 역시 가전 부문에서 매출 856억위안(약 16조1244억원), 순이익 28억위안(약 5274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중국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자체 개발한 AI프로세서를 선보이며 AI가전의 주역으로 자리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먼저, 중국의 전자제품 기업 'TCL Technology'는 AI프로세서 'TCL AiPQ 울트라'를 탑재한 '115형 퀀텀닷(QD)-미니LED TV'를 공개했습니다. 이어, 하이센스도 자사 TV용 AI칩셋 '하이 뷰 엔진 엑스(X)'를 장착한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며 전시회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하이센스는 AI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OS '비다(VIDDA)'도 소개하며 AI 기반 솔루션도 선보였습니다. 중국업체의 성장에 대해 국내 기업은 차별화된 기술력과 보안으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자사의 AI가전 '비스포크' 제품 중 로봇청소기와 냉장고 제품이 글로벌 인증 기업 UL솔루션즈로부터 사물인터넷(IoT) 보안평가 최고등급인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3일 열린 비스포크 신제품 론칭 미디어데이에서 "AI가전에 달려있는 카메라가 보안의 핵심이며 가장 큰 취약점이다"라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로봇청소기와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다이아몬드 등급을 받으며 보안성을 인정받았다"라고 제품의 보안성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AI가전에 카메라를 비롯한 다양한 데이터 수집 기능이 탑재되며 수집된 데이터가 유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자사의 공감지능의 차별적 특징을 강조하며 ▲사용자의 안전·보안·건강을 케어할 수 있는 실시간 생활지능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율·지휘지능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책임지능의 요소를 내세웠습니다. 중국 시장 공략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는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AI를 테마로 한 신제품 컨퍼런스를 중국에서 개최했으며 LG전자도 지난 3월 중국 최대 가전 박람회 'AWE'에 참가하며 중국 내 YG(Young Generation) 고객을 겨냥한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국내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전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입지는 강하지만 언제든 중국에 역전당할 수 있다"라며 "온디바이스 AI, 보안성 등 중국의 AI가전에 밀리지 않는 차별성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10 총선)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지역구 254석 가운데 161석을 석권하며 국회 다수당을 유지했습니다. 반면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지역구에서 90석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총 46석의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14석,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을 차지했습니다. 이 외에 조국혁신당은 12석을 차지해 향후 22대 국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쥘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이 외에 개혁신당은 지역구 1석, 비례 2석을 획득했고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1석, 진보당도 지역구 1석을 얻어 22대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11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4·10 총선의 전국 투표율은 67.0%였습니다. 정당별 비례대표 득표율은 ▲더불어민주연합 26.99% ▲국민의미래 36.67% ▲녹색정의당 2.14% ▲새로운미래 1.70% ▲개혁신당 3.61%▲자유통일당 2.26% ▲조국혁신당 24.25%였습니다.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여러 경제정책도 영향을 받을 전망입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24차례에 걸쳐 민생토론회 등을 진행하며 특히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유예 및 폐지 등 감세 조치와 기업 밸류업 정책 등을 공언해 온 상황입니다. 그러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의 입법이나 협조 없이 감세정책을 추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밸류업 정책도 힘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김영환·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총선 후 입법을 전제로 추진하던 정책에 대해서는 수정·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 봤을 때 정부 정책 지속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민주당이 압승한 만큼 민주당이 선거 기간 중 공약한 탄소 감축 드라이브와 재생에너지 관련 지원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야간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인 상황에서 밸류업 정책의 모멘텀 상실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5월 이후 밸류업 정책은 예정대로 이어지겠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고 내다봤습니다. 여야의 입장이 명확히 갈린 금투세 유예 여부에 대해 이 연구원은 "야당이 선거에서 크게 승리했고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기에 금투세 유예가 연장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윤 대통령은 4·10 총선 결과를 두고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뜻을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저부터 깊이 반성한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께서 행사하신 한 표 한 표에 담긴 소중한 뜻을 민주당이 전력을 다해서 받들겠다"며 "민생의 고통을 덜고 국가적 위기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총선 승리 소감을 밝혔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KT&G를 이끌 새 사령탑에 방경만 사장이 선임됐습니다. KT&G는 그가 그룹에서 보여준 다양한 글로벌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실적 개선, 주주환원정책 등 당면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기업은행 추천 사외이사의 이사회 합류로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요구도 강해질 전망입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T&G는 지난달 28일 대전 인재개발원에서 제3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방경만 사장 후보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습니다. 이날 방경만 사장은 통합집중투표제를 통해 의결권 있는 유효 주식 9129만여주 가운데 8407만표를 확보, 1위로 사내이사 선임이 확정됐습니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당 이사 수와 동일한 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주주는 특정이사에 집중 투표하는 게 가능합니다. 다득표한 2인이 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IBK기업은행에서 추천한 후보 손동환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가 2위(약 5660만표)로 사외이사에 합류했습니다. 방 사장은 한국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 입사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 회사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브랜드실장 재임 당시 초슬림 담배 브랜드 '에쎄 체인지'를 출시하며 수출국을 확대했습니다. 글로벌본부장 재임 시에는 시장별 맞춤 포트폴리오에 기반해 해외 진출 국가 수를 40여개에서 100여개로 늘렸습니다. 총괄부문장으로서 KT&G 3대 핵심사업인 해외궐련, 전자담배(NGP), 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중장기 성장전략 추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대표이사 선임 직후 방 사장은 '글로벌 탑 티어' 도약을 위한 차기 경영전략으로 T·O·P를 제시했습니다. 적극적 소통으로 이해관계자 신뢰(Trust)를 제고하고, 퍼스트 무버로서 근원적(Origin) 경쟁력을 확보하며 성과와 성장을 위해 글로벌 전문성(Professional)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지난해 12월 차기 사장 선임 논의를 시작한 KT&G는 지배구조위원회,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거쳐 지난 2월 방경만 전 수석부사장을 사장 후보로 확정했습니다. 백복인 전 사장은 지난 1월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KT&G는 2002년 민영화 이후 20년 이상 내부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습니다. 사장 선임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행동주의 펀드 FCP(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는 방 후보가 "이사회와 함께 횡령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인물"이라며 공개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FCP는 지난해부터 KT&G 경영진을 비판해왔으며 올해 주총을 앞두고 통합집중투표제를 요구했습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 역시 "회사 경영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임원을 사장 후보로 임명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KT&G는 즉각 반박자료를 내며 FCP가 제공했다는 ISS의 데이터가 사실과 다르다며 ISS와 FCP의 공모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KT&G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의 반대가 거셌습니다. 기업은행 측은 방경만 수석부사장 당시 KT&G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사외이사 외유성 출장 논란과 자사주 활용 우호 지분 확보 결의 의혹 등도 불거지며 이사회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터져왔습니다. 이번 손동환 교수의 KT&G 사외이사 합류로 이사회 전문성 강화 및 독립성 확보 등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손 교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공정거래법·상법 등의 경제법 전문가입니다. 기업은행은 손 교수가 KT&G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되자 "이번 KT&G 주주제안 사외이사 선임은 KT&G 지배구조 선진화와 이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향후 벨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발맞춰 KT&G 가치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전했습니다. 실적 개선도 시급한 KT&G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679억원을 기록해 1년 새 8%가량 줄었습니다. 수원사업 등 대규모 부동산 사업 종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일시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KT&G의 영업이익은 2020년 1조4732억원 이후 3년 연속 감소세입니다. 그나마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5조8724억원)를 기록한 가운데 3대 핵심사업 중 하나인 해외궐련이 연간 실적을 이끌었습니다. 해외궐련 사업 매출은 1조139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KT&G 해외궐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에쎄 누적 판매량은 9000억개비를 돌파했습니다. KT&G 주가가 수년간 내림세인 상황에서 방 사장은 주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올해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방 사장이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3대 핵심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월 사추위 이후 "방경만 사장 후보 선임 시 KT&G 성장 전략과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지속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다년간의 글로벌 사업 총괄 경험으로 일반궐련·NGP·건강기능식품의 글로벌 시장 침투 확대 및 수익성 동반 강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