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해외 금리 연동형 파생결합상품에서 대규모 원금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이번 사태에서 한 발 빗겨나 희비가 갈리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주요 해외금리 연계상품(DLF·DLS) 판매잔액은 총 8224억원이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은 은행이 전체 판매액의 99.1%(8150억원)를 팔았다. 우리은행(4012억원), KEB하나은행(3876억원), KB국민은행(262억원) 등이다.
대부분이 파생결합증권(DLS)을 편입한 펀드 상품인 파생결합펀드(DLF)다. 판매량이 가장 많은 상품은 영·미 CMS 금리 연계 DLF다. 하나은행이 주로 판매한 상품으로 판매잔액은 6958억원이다. 이 중 현재 85% 가량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
또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 DLF 1266억원의 경우 대부분 원금 손실이 났다. 예상손실률이 95.1%로 추정된다.
이러한 가운데 신한은행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금리 연계 DLF 상품을 팔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실무진이 투자상품을 우선 검토한 뒤 상품선정위원회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데 당시에는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해외 금리가 떨어지면 오히려 수익이 나는 ‘리버스 DLF’ 상품을 판매했다. 국민은행은 자산관리(WM)상품위원회에서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해당 DLF 판매를 승인하지 않다가 이후 이 상품의 기초자산인 해외금리가 떨어진다는 쪽에 투자하는 ‘역발상 전략’을 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6~7월 미국 국채 CMS 10년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262억원어치를 판매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상품에 대해 “수익성은 좋지만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반대로 해외 금리 하락에 따라 수익이 나는 구조로 판매해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침체 국면에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렸고 유럽 채권 금리는 하향세를 나타냈다”며 “해당 상품의 기초 자산인 독일 10년몰 국채금리나 영국 파운드화 이자율 스와프(CMS) 금리 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 곡선을 그렸는데 이런 시기에 왜 손실 가능성이 큰 상품을 팔았는지 의아하긴 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당 은행의 불완전판매 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상품구조 등 전반에 대한 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관련 민원이 늘면서 이르면 다음 달 안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