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달부터 건조기 신모델을 내놓는다. 기존 ‘LG TROMM’ 건조기 듀얼 인버터 모델에 세척 프로그램과 잔존수를 없앤 방식 등을 적용한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앞서 LG전자는 자동세척기능이 먼지와 악취를 유발한다는 소비자 민원에 따라 그 동안 판매됐던 145만대 전량을 무상수리하기로 결정했다.
2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날부터 ‘LG TROMM’ 건조기 듀얼 인버터의 새로운 버전 판매를 시작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 제품 전량 무상수리 결정한 데 이어, 개선된 기능을 적용한 제품이 월요일(2일)부터 판매한다”고 말했다.
이번 건조기는 기존 듀얼 인버터 제품에서 자동세척 기능을 개선하고, 건조기 내부바닥과 배수펌프 구조를 개선해 잔존수를 최소화했다. 앞서 LG 트롬 건조기는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을 적용해 기존 건조기보다 더 빨리 건조되는 기술을 선뵀다.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로 전기요금(1회 사용 기준 약 112원)을 확 줄였고, 국내에서 건조기 시장을 개척했다.
트롬 건조기는 건조 때마다 자동으로 세척하는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을 적용했다. 모든 건조 코스에서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이 동작된다.
하지만 지난 6월 LG트롬 건조기 콘덴서에서 먼지와 물때가 끼어 건조 성능을 저하시키고, 악취를 유발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이른바 트롬 건조기 ‘먼지 사태’가 불거진 것이다. 콘덴서는 옷감에서 건조한 증기를 차갑게 식혀 물로 바꿔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증기에 섞인 미세먼지가 쌓이게 된다.
삼성전자와 타사 브랜드는 콘덴서의 먼지를 수동으로 털어내줘야 한다. LG전자는 콘덴서 자동 세척 기능을 도입해 수동 세척이 필요없는 제품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동 세척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면서 건조 기능을 떨어뜨리고, 악취를 유발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LG전자는 콘덴서를 10년 동안 무상 세척해주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 LG트롬 건조기 어떻게 달라졌나?…세척·필터·잔수배출용 호스 개선
이날부터 업그레이드된 LG트롬 건조기를 판매한다. LG전자는 8월 세척 기능 등을 적용한 건조기 업그레이드 제품을 판매키로 했지만, 판매 일정이 9월로 미뤄졌다.
복수의 LG전자 베스트샵 관계자는 “8월 말에 새 건조기가 출시될 예정이었는데, 9월로 잠정 미뤄졌다”며 “기존 건조기에서 여러모로 개선된 모델이 나왔다”고 말했다.
우선, LG전자는 건조기 세척 프로그램과 필터 성능을 개선했다. 기존엔 일정량의 응축수가 모일 경우에만 작동했던 자동세척 기능을 향후엔 응축수의 양과 관계없이 건조 기능을 사용할 때 매번 작동하도록 개선했다.
대형건조기의 경우 본체와 접촉하는 필터도 교체했다. 앞서 필터 이외의 틈새로 유입되는 먼지를 차단하기 위해 본체와 접촉하는 필터의 결착부위에 고무 재질로 실링한 부품을 적용한 것.
잔존수도 최소화했다. 베이스 판에서 응축수가 상시 잔류하는 U-트랩을 제거했다. 필요할 때 사용자가 쉽게 잔존수를 빼낼 수 있도록 ‘잔수배출용 호스’의 위치를 제품 후면에서 전면으로 변경했다. 겨울철 동파 방지를 위해 일체의 잔존수를 배출할 수 있는 짧은 길이의 호스다.
한편, 최근 3개월 동안 LG전자의 건조기 판매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3년간 건조기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올해 들어 판매량이 줄었고, ‘먼지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 사이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 판매량이 급증해 LG전자를 넘어섰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건조기 시장은 LG전자가 개척했고, 판매 비율도 트롬이 그랑데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건조기 시장 침체와 동시에 LG트롬 건조기 사태가 터지면서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더니, 삼성 그랑데가 치고 올라와 역전 당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과 겨울이 다가오면서 건조기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전자 트롬 건조기와 그랑데 제품이 가격 프로모션과 제품 성능 등을 앞세워 판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