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액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해 매출 1위를 기록한 우리나라가 올해에는 대만과 중국에 선두자리를 빼앗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가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서 장비 투자에 인색해졌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내년에 저점을 기록한 뒤 2020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하지만 반등과 동시에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한국이 반도체 장비 매출액 1위 자리를 재탈환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11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644억 달러에서 약 10.5% 하락한 576억 달러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시장을 분야별로 살펴봐도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웨이퍼 팹 장비는 499억 달러(전년 대비 9% 하락), 조립 및 패키징 분야 29억 달러(전년 대비 26.1% 하락), 반도체 테스트 장비 48억 달러(전년 대비 14% 하락) 등 전반적인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은 올해 55.3% 성장률을 보이며 한국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장비 시장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미지역에서도 33.6% 고성장세가 전망되며 중국은 2년 연속으로 장비 시장 2위라는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부진으로 인한 실적 타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투자액을 감축하면서 존재감이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176억 달러로 장비 매출액 1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올해 3위로 내려앉았습니다. SEMI 전망치에 따르면 하락세는 내년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은 올해 저점에 도달한 뒤 내년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첨단 로직 반도체와 파운드리(수탁생산) 분야 투자, 중국의 신규 프로젝트에 더해 메모리 분야 투자가 2020년 시장 회복을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SEMICON Japan 2019’에서 전망한 내용에 따르면 내년 반도체 장비 매출액은 올해보다 5.5% 증가한 608억 달러를 기록한 뒤 이듬해인 2021년에는 66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내년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유럽지역입니다. 45.9%가 증가한 3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대만은 내년에도156억 달러 매출액을 올리며 2년 연속 최대 규모 시장 지위를 유지합니다. 같은 기간 중국은 149억 달러, 한국은 103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에는 반도체 장비 판매에 포함되는 모든 분야에서 성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며 이 시기에 메모리 소비 회복도 본격화됩니다. 중국이 160억 달러로 1위를 탈환하며 한국은 2위, 대만은 3위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