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한국은행은 17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1월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기조를 이어간 것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역대 최저치인 1.25%로 낮춘 이후 두 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올해 들어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어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일부 경제지표 개선이 금리동결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이달 들어 열흘간(1~10일)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1.5% 증가했습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하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CLI)가 지난해 11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이달 발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와 더불어 올해 재정지출의 효과를 지켜볼 시간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은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를 단행해 역대 최저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렸다. 통화정책 효과가 실물경기로 전해지기까지 통상 2~3분기의 시차가 필요한 만큼 금통위는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금리동결은 정부와의 정책 공조 차원에서 단행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 원상회복 등 추가 대책을 시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 1월부터 금리를 인하하면 금융안정 측면에서 정책공조가 어긋나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입니다. 경기 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은 2.3%로 지난해(2.0%)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잠재성장률(2.5~2.6%) 수준에는 못 미칩니다.
뚜렷한 경기 반등세의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 한은이 올 한 차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2월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2명 나올 경우 2월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오는 22일 발표될 지난해 4분기·연간 성장률의 결과에 따라 올해 통화정책 흐름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반기 중 금리결정 회의는 2월 27일과 4월 9일, 5월 28일 세 차례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4월에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됩니다.